“엄마, 읽어 주세요~!”
미현이가 책을 한아름 안고 와서는 읽어달란다.
요즘들어 책 읽어달라는 타령이 부쩍 늘었다.
“여우가 뛰어요. 곰이 뛰어요. 원숭이가 웃어요...”하며 한참을 읽어 주었다.
내가 설거지를 하고 있는 동안 미현이가 책을 읽는다.
“원숭이가 웃어요~!”
“와~ 미현이 정말 책 잘 읽는구나~!”
칭찬이 기분 좋았는지 계속해서 읽어댄다. 아니 들었던 것을 읊어대는 것이겠지.
“시장에 왔어요”란 책은 엄마랑 아이가 시장에 가는 길에 횡단보도, 육교, 지하도를 건너는 부분이 나오고 마지막에 커다란 그림으로 마무리를 하는 내용이다.
책을 다 읽고 “미현아, 이건 뭐지?”하니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횡단보도~ 육교, 지하도”를 발음한다. 그리고 신호등을 가르키며 뭐냐고 물었더니... 하하하. 글쎄 “아저씨~!”란다.
빨강, 파랑 신호등 속에 서 있는 까만 아저씨를 보고 하는 말이다.
“그래, 네 말도 맞긴 맞네~!”
미현이가 ‘나리나리 개나리’를 조금은 편곡해서 불러댄다.
“아빠 아빠 이리와 요오 보세요~!
병따리떼 종종종 요오오오오~
미나리 미나리. 돋아났어요~“
아빠가 잘한다며 칭찬을 하자 목소리를 고래고래 더 높여가며 신이 났다.
“미현이 누구 뱃속에서 나왔지?”
“엄마~!”
"에이. 미현이 바닷가 데려 갈테니까 그럼 누구 뱃속에서 나왔지?“
“아빠~!”
“그렇지 그렇지!”
아빠랑 있을땐 미현인 늘 아빠 뱃속에서 태어난 아이가 된다.
다음주쯤 휴가내고 바다 구경을 가기로 했다.
이번에 약속을 지켜야 할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