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들어 눈구경하기가 어찌나 힘들던지.
일기예보에 눈이 올거라더니 드디어 제법 눈다운 눈이 내렸다.
이른 아침, 눈이 온다는 할머니 말씀에 "어디~ 어디~"하며 문을 열어본 녀석들.
신이 나서 난리들이다.
빨리 눈싸움도 하고 싶고 눈사람도 만들거라면서...
그러나~ 아침밥도 먹지 않고 나갈 순 없지.
눈이 계속해서 내리니 어느정도 그치면 나가기로 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점심때.
눈을 핑계로 점심도 군소리없이 잘 먹어준 녀석들.

배도 채웠겠다 옷과 장갑, 모자까지 든든히 챙겨입고 바깥으로 나섰다.
우하~ 너무너무 신이 나는 거야.
눈싸움은 둘째치고 우선 눈사람을 만들겠다며 눈덩이를 뭉치고 있다.
"눈을 굴려서~ 눈을 굴려서~" 열심히 눈사람 노래를 부르며...

어린이집에서 눈썰매장 갔을때 미현이는 어려서 가지 못했다.
그게 못내 아쉬워 한번쯤 데려가고 싶었는데 눈이 오니 더 잘되었다.
이참에 미현이도 눈썰매를 태워줘야지.
할머니의 커다란 김장비닐을 하나 얻어서 그속에 신문지를 겹겹이 깔았다.
앞쪽으로 줄을 매니 엄마의 즉석 눈썰매 완성!
그런데 명훈이녀석이 타보더니 엉덩이가 간지럽다며 까르르 한다.
얼른 집으로 들어가 방석하나를 들고 나왔다.
신문을 깐 위쪽에 방석을 넣으니 폭신폭신한 썰매가 완성되었다.
그 정도면 녀석들이 신나하기에 충분했다.

가동에서 라동까지 눈썰매를 끄는 루돌프가 된 엄마.
썰매타기에 신이 난 명훈이와 미현이.
엄마는 썰매 끈 붙잡고 열심히 달리기를 하다보니 온몸에 땀이 범벅인데
재밌다며 까르르 깔깔 그저 즐거운 녀석들.
중간쯤 있는 벤치가 정류장이라나~
그러면서 그곳에서 서로 갈아타느라 한참 재미가 들렸다.
에고고. 엄만 이제 녹초가 되었다.
엄마루돌프는 더이상 썰매를 끌 수가 없어요.

신나게 썰매를 탄뒤 이제는 눈사람을 만들기로 했다.
아까 만들던 눈덩이에 살을 붙이고 귀엽고 앙증맞은 두개의 눈사람 완성!
작은 돌맹이로 두 눈을, 나뭇가지로 코와 두손.
앞동 할아버지가 농사짓고 버리신 고추덤불에서 주워온 빨간 고추로 예쁘고 빠알간 입술을 붙였다.
명훈이의 제안으로 녀석들의 모자를 벗겨 씌워주니 정말 귀여운 눈사람이 된거야.
눈사람 앞에서 이쁜 얼굴하고 김~치.
눈과 함께 한 녀석들의 하루는 너무너무 즐거웠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