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엉엉엉!”
“정훈아, 미현이 왜그래?”
“엄마 없다구요.”
“응. 버스타고 가는 길이거든. 거의 다 왔어!”
큰댁의 대문을 들어서니 미현이가 울어서 잔뜩 부운 눈을 하고는 내게 안긴다.
퇴근시간에 맞춰 명훈아빠가 애들의 큰댁에 데려다 놓은 것이다.
큰엄마, 큰아빠 게다가 할머니도 여행가셔서 안 계신데다 군대가 있다 오랜만에 휴가 나온 정훈오빠가 미현인 아무래도 낯설었던 모양이다.
서러워서 흐느끼며 한참을 울다 진정이 되었나보다.
“미현이, 왜 울었어?”
“엄마가 안와서~!”
“어머나, 미현이 그래서 울었구나. 엄마가 늦게와서 미안해!”
“응”

명훈인 오늘 영어선생님한테 받은 비디오가 보고 싶어 Talk Talk 테잎넣은 가방을 매고 벌써부터 대문밖에 나가 서 있다.
아빠가 온다며 조금 기다리자고 해도 택시를 타겠다며 우긴다.
결국 미현이도 오빠따라 빈가방 하나 둘러매고 따라 나선다.
택시안. 미현이가 ‘토끼야’ 노래를 부른다.
미현이의 ‘토끼야’노래는 나름대로 ‘나비야’ 노래를 바꾼 것이다.
내용인즉 ‘토끼야 토끼야 어디어디 가느냐~!’
분명 제대로 된 노래를 가르쳐주었건만 ‘나비야’와 ‘산토끼’가 짬뽕된 노래를 신나게 불러댄다.
기분이 좋아졌는지 택시기사 아저씨가 튼 음악보다 더 크게 소리소리를 질러가며 노래를 부른다.
“야~ 노래 잘하는데?”

집에 도착하자 명훈인 바로 비디오에 열중했다.
싸들고 온 테잎을 두 번씩 반복해서 듣고는 미현이와 블록놀이를 한다.
미현이도 이제 제법 블록으로 이것저것 잘 만들어 놓는다.
저녁으론 냉동시켜놓았던 닭국물을 놓여 닭죽을 만들었다.
미현이가 내게 발음공부를 시키려나보다.
따라해보라며 “아~ 에~ 오~ 이~!”를 읊고 있다.
내가 하나씩 따라하자 몹시도 재밌어한다.

“엄마, 잘~자요!”
"그래, 미현이 잘자라~!“
“엄마, 요~ 뽀뽀~!”하며 한쪽 볼에 뽀뽀를 하란다.
뽀뽀를 하자 “엄마, 이쪽두~!”하며 다른 한쪽도 내민다.
그래, 귀엽고 사랑스런 우리 아들, 딸.
이쁜꿈꾸고 잘자렴.
명훈인 어느새 드르렁 쌕쌕 코골기에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