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2월 10일(일) 맑음

외할머니와 늘 자고 먹고 하는 미현이는 외할머니를 엄마로 알고 있는 듯 하다.
지난번 호되게 아플때도 나보단 외할머니한테 찰싹 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었다.
외할머니를 앉혀놓고는 잘도 노는 녀석이 외할머니만 안 보이면 찾아다니느라 무척이나 분주하다.

외할머니가 빨래를 하느라 화장실로 들어가셨다.
잘 놀던 미현이가 외할머니가 없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엄마! 엄마!"하며 찾아다니고 있다.
드디어 소리가 나는 화장실문에 붙어서는 "엄마!"를 외치며 고래고래 울어댄다.
내가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다.
그 소리에 외할머니가 문을 열고 나오니 미현이의 두 눈엔 눈물이 철철!
"아이구 어쩌면 좋아, 너 그러다 명절 어떻게 보내고 올래?"
외할머니의 걱정스런 한마디다.

그것을 보고 있던 명훈이가 달려와 손가락으로 나를 가르키며 한마디 한다.
"미현아! 할머니가 엄마가 아니라 얘가 엄마야, 얘가..."
명훈이가 보기에도 미현이가 할머니를 엄마로 생각하는 걸 안 모양이다.
그래도 엄마보고 "얘!"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