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2월 18일(월) 맑음

퇴근길에 과일을 조금 샀다.
명훈이가 좋아하는 딸기랑, 바나나.
집에 도착하니 "엄마, 뭐 사 갖고 왔어요?"하고 명훈이가 쪼르르 달려온다.

미현인 내가 채 외투도 벗을 새 없이 달려와서는 안아달라 두 팔을 벌리고 서 있고...
번쩍 안아드니 반갑다는 표현이 손으로 내 얼굴을 짝짝 내리친다.
내가 웃으면서 고개를 돌리니 미현인 더 재밌는지 깔깔거리며 더 신나게 내 뺨을 때린다.
그리곤 제 오빠가 뒤적거리는 과일봉지에 관심을 보인다.

"에이! 바나나는 원숭이가 좋아하는 거잖아. 난 원숭이가 아닌데..." 하면서도 바나나 두개를 양손에 하나씩 들고는 우직우직 먹어댄다.

제 오빠의 바나나에 관심을 보이는 듯 해, 미현이에겐 커다란 딸기를 씻어 건네주었다.
새콤한 그 맛을 알았을까?
명절후유증(감기)을 앓아 코가 많이 막히는 데도 딸기를 어찌나 맛있게 먹어대는지...
두개를 후딱 먹어치우더니 세개째는 가지고 장난을 한다.
손가락으로 딸기 가운데를 푸욱 찔러서는 꺼내서 들여다본다.

명훈이가 어디서 가지고 왔는지 베이비크림을 꺼내다가 손과 얼굴에 바르고는 "엄마, 나 이쁘지?"한다.
미현이가 너무 맛있게 딸기를 먹자, 녀석도 먹겠다고 나선다.
커다란 녀석으로 골라 주었는데, 반쯤 베어먹더니 "엄마, 크림바른거 엄마나 드세요!"하며 내게 건넨다.
내가 베어 물었더니 "에구머니나!" 크림을 얼마나 많이 발라 놓았는지 도저히 못먹을 정도의 크림 맛이 나는 것이다.

미현인 감기때문에 분유는 거의 먹지 못했단다.
그래도 밥이라도 잘 먹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명훈아, 미현아!
감기 얼른얼른 떼어버리고 우리 신나게 놀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