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3월 9일(토) 맑음

"엄마, 나 이런 거 사 주세요!"
"오늘은 또 어떤 건데?"
"응, 이런거. 내가 읽어 줄께! 비디오와 함께 떠나는......."

전화기로 아무리 얘기를 해 봐야 내가 볼리 없건만... 그걸 안 것일까?
녀석, 한글을 배우더니 이제는 집으로 날아오는 광고전단지에서 비디오 테잎광고부분을 들여다보고는 시도때도 없이 사달라며 내게 전화를 한다.
게다가 오늘은 여느 때와는 또 달리
"내가 읽어 줄께!"라고 까지...

명훈이를 위해서 가족들 이름과 전화번호를 벽에 커다랗게 적어 놓았다.
그랬더니 그것을 몽땅 외워가지고는 심심하면 돌아가며 전화를 해댄다.
잘 써 놓았다 싶기도 하고, 아니다 싶기도 하다.

퇴근을 하니 명훈이와 미현이가 아주 즐겁게 놀고 있다.
명훈인 즐겨타는 둘리 스프링 말위에 앉았고, 미현인 그 아래에서 제 오빠를 쳐다보며 제오빠가 무언가 설명하는 내용을 귀기울여 듣는 듯 하다.
알아듣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온 것을 알아차리고 두녀석이 다 아는 체를 하며 안겨댄다.
미현인 내게 포옥 안겨 얼굴까지 파묻는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를 모시고 두 아이들과 우리집으로 왔다. 외삼촌 차로...

명훈아빠가 근사하게 저녁을 샀다.
식당에서 명훈인 호랑이고기(소고기)가 맛있다며 무척이나 많이 먹어댄다.
미현이도 이는 겨우 세개(아래2, 위1) 밖에 없으면서 고기를 먹으며 너무너무 행복해한다.
분유까지 챙겨먹더니 넓다란 식당을 휘젓고 다니느라 무척이나 분주하다.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휴, 나~안 엄마 친구를 만나고 왔더니 피곤해서 자야겠다. 명훈이 베개가 어딨지?"
명훈인 낮잠을 안 잔 탓인지 피곤한 모양이다.
배도 부르겠다 눈은 감기겠다 금새 쌔근쌔근 꿈나라 여행을 시작한다.

미현이도 같이 재우려 했는데 녀석은 자고 싶지가 않은 모양이다.
자고 있는 제 오빠 잠을 방해하려고만 해서 데리고 거실로 나왔다.
1시간을 더 놀고 밥도 한그릇 더 챙겨 먹고 물도 한병 먹고 나더니 그제서야 이불위를 뒹굴뒹굴 한다.
그래도 잠이 안 오는지 설쳐대더니 침대끝에서 올라가려고 안간힘을 쓴다.
번쩍 들어 제 아빠 침대위에 올려주니 두어바퀴 빙그르르 돌더니 어머나, 금새 잠이 들어 버린다.
두 볼에 뽀뽀를 해도 모르는 걸 보니 그새 깊은 잠에 빠졌나 보다.
"녀석, 침대에서 자고 싶었구나!"

어휴, 이쁜 내 새끼들 잘자거라!
너희들의 재롱에 이 엄마는 오늘도 너무너무 행복하구나.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