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개월 08일째> 맑음

텃밭에서 파 한 대공을 뽑아 현관문을 들어서자 "엄마, 어디갔다 온거야!"하며 명훈이가 베개를 들고 안방에서 나온다.
"잘잤니? 이쁜꿈 꾸고? 엄마, 밭에 가서 아빠반찬하려고 파하나 뽑아 왔지!"
현관문 소리에 내가 어딜 가는줄 알았나보다.
아침에 일어나면 명훈인 베지밀을 먼저 먹고 10시쯤 아침식사를 한다.
그런데 오늘은 7시반인데 "엄마, 나 배고파!"란다.
녀석, 출근준비하기 빠듯한 시간인데...
"그래, 명훈이 뭐가 먹고 싶으니?"
"응, 토마토케찹 돈가스!"
바쁜와중에 꼬마돈가스를 튀겨 케찹과 함께 내 놓았더니 거의 다 먹었다.

10시 30분경, 핸드폰이 울린다.
전화를 받으니 명훈이가 심하게 울어 목이 잔뜩 메인 목소리다.
"명훈아, 왜그래?"
"응, 아빠가 야단쳐서 그래."
얘기를 들으니 명훈이가 돈가스를 또 달라고 한 모양이다.
그런데 명훈아빠가 없다고 소리를 지른 것!
아마도 배가 고파 그런 것 같은데 무어라도 좀 먹이면 될 것을..
그 울음소리가 맘에 걸려 택시를 타고 잠시 집엘 다녀왔다.
돈가스 한접시 튀겨 녀석에게 주고, 남은 것 냉장고에 다시 넣어 놓고.
명훈이가 기분이 좋아진 것을 보고 다시 오는데 30분이 걸렸다.
녀석의 웃는 얼굴을 보니 이제 맘이 놓인다.
"명훈아, 아빠랑 잘 좀 지내봐라!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