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개월 06일째> 비

오늘이 말복이란다.
점심메뉴는 삼계탕!
큰어머니, 명훈이, 나 그리고 미현이 이렇게 넷이서 시장엘 갔다.
"명훈아, 시장엘 어떻게 가지? 엄마가 길을 잘 모르겠는데 좀 가르쳐줄래?"
"엄만, 시장가는 길 몰라? 큰엄마도 모르구? 그럼 내가 가르쳐줄게!"
명훈이가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저만치 달려간다.
명훈인 큰어머니가 닭을 사는 동안 경비실이 있는 계단위가 몹시도 궁금한가보다.
"엄마, 내가 저기 위에 올라갔다 올테니까 여기 있어요?"
"엄마, 여기서 '대~한민국!' 연극을 하나봐. 아저씨가~!"
잠시 뒤 빨간옷을 입은 아저씨한분이 계단을 내려오신다.
명훈인 또 계단을 올라간다.
"엄마, 이젠 '대~한민국~' 연극 안하는데. 아저씨도 없고~!"

큰댁에 택배가 도착했다.
충북 음성에서 보냈다는 복숭아 다섯상자!
이번 큰비에 복숭아가 많이 떨어졌단다.
팔수는 없고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것을 모아 보냈단다.
택배가 도착하자 바빠진건 명훈이!
"아하하, 복숭아가 왜 이렇게 많은 거야. 몰라몰라. 잉!"
애교인지 장난인지 정말 웃기는 말투다.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가 박스를 열어 종류별로 구분하는데 녀석이 이것저것 참견을 한다.
정리가 어느정도 끝나고 맛있어 보이는 복숭아 몇 개를 꺼내 시식을 하려는데 명훈이가 마당에서 들어오려 하지 않는다.
점심상이 차려졌는데도 명훈인 들어오질 않는다.
"명훈아, 왜 안들어오는데?"
"저기, 밑에 있는 복숭아 꺼내 달란 말이야!"
자기가 먹고 싶은 복숭아가 제일 밑 상자에 들어있는 것이다.
큰엄마가 감춰둔 것 같은 그것!
명훈이 눈엔 그것이 제일 맛있어 보였던 것!
녀석이 눈독들인 놈을 꺼내다 까 주었더니 하나를 다 먹어치운다.
그리곤 이제 자기가 소금넣어서 닭죽을 먹겠단다.
그러더니 정말 말아놓은 닭죽 한그릇도 뚝딱!
그리곤 저녁내 배가 부른지 미현이랑 아주아주 잘 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