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2월 14일(금) 맑음

오늘 명훈이 친할머니 73번째 생신이다.
아침일찍 작은 할아버지, 할머니 모시고 친할머니엘 갔다.
"엄마! 어디 갈려구요?"
"응! 오늘 명륜동 할머니 생신이거든.
생일축하하려구 명륜동 가는 거야. 명훈이 명륜동 할머니한테 생일축하 노래 불러드릴수 있니?"
"예! 생일축하합니다!~♪♬" 하며 벌써부터 불러대고 난리다.

명훈인 밥을 안먹겠다고 튕겨 대더니 미역국이 맛있었는지, 아님 밥먹고 나면 스티커 사준다고 꼬시는 내 꼬임에 넘어가서인지 밥을 반공기나 국에 말아 다 먹어 치웠다.
그리곤 4살짜리 6촌형아랑 티격태격하면서도 신나게 잘 놀고 있다.

제아빠가 용돈이라며 할머니 드리고 오라고 했더니, 들고가서는
"할머니! 야요!"하면서 할머니께 건넨다.
할머니가 "어머! 이거 누가 주는 거니?"했더니
"명훈이가 주는 거야!"란다.
녀석의 능청에 식구들 모두 그냥 웃고 말았다.

오늘은 명훈이 한글공부가 있는 금요일이다.
지난주에 깜빡잊는 바람에 선생님이 오셨다가 그냥가셔서 오늘은 시간을 맞추기로 했다.
명훈이 한글공부하는 것이 재미있나보다.
하긴 일주일에 한번 30분정도인데다, 선생님이 갖가지 재미난 것으로 시선을 끄니 흥미를 가질수 밖에....
선생님이 오실거라는 말에 명훈인 신이나서 할머니댁을 나왔다.
"할머니! 담에 뵐께요!"하며 어른 같은 인사를 하면서...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오후 근무를 마치고 퇴근을 했다.
미현인 식구들이 퇴근해서 집에 들어서면 엉금엉금 달려가서는 퇴근하는 식구들에게 이쁜짓을 해댄다.
그러니 귀여워 할수 밖에....
제 오빠랑 엉겨붙어 재밌어 하는 걸 보니 나또한 잠시 행복에 잠겨본다.
내일은 토요일이라 애들 외가댁에서 자고 출근을 하기로 했다.

저녁 8시가 넘었을까?
갑자기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다.
물탱크로 올라가는 배관이 벌써부터 얼어버렸단다.
명훈이가 제 아빠한테 전화를 한다.
"아빠! 큰일났어! 물이 안나와!"
씻을 수가 없으니 명훈이와 난 제아빠를 불러 다시 우리집으로 나와야 했다.
그런데 우리집은 또 LPG가스가 나오질 않는 것이다.
겨우 이런 추위에 온통 난리니 조금 더 추워지면 어쩔지 정말 걱정이다 걱정..

내일은 꼭 부탄가스 한통 준비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