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 6월 27일(수) 흐림

명훈이가 이제 저녁에 체육관 들러 산책이나 운동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나 보다.
만족했다고 생각될만큼 놀고서야 집에 가려한다.
엊저녁도 그랬다.
10시가 넘도록 집에 안간다는 명훈이를 살살 달래어 데리고 들어왔다.
그리고도 더 놀고 싶어하는 명훈이를 강제로 재우느라 옆에 누웠던 나까지 잠이 들어 버렸다.

씻지도 못하고 잠들어 오늘은 아침에 샤워를 했다.
눈을 떠서 내가 안보이면 울까봐 화장실문을 약간 열어둔 채로....
아니나다를까 샤워중에 명훈이가 문을 열고 들어선다.

"명훈이 잘잤니?"
"응!"
"엄마! 명훈이 고추는 여기 있는데 엄마고추는 왜 없어요?"
"이상하다-!"라고 느껴지는지 의아한 표정을 하고서, 졸린 눈을 부비며 자기 고추를 가리키며 내게 묻는다.
"......?!"
이럴 때 다른 엄마들은 어떻게 위기를 모면할까? 아님 어떤 현명한 대답을 해 줄까?
난 대답을 못하고 얼른 돌아섰다.
"엄마! 이쪽으로 돌아서봐요!"
그래도 그냥 피식웃으며 옷을 주섬주섬 입을 수 밖에...
그리고는 볼일을 보는척 변기에 앉았다.
"엄마! 엄마 고추가 어디있어요?"
"응! 팬티 안에 있어요!"
"어~. 그렇구나~!"

화장실을 나서자 명훈인 어느새 소파에 앉아 구부러진 계산기를 들고 거짓전화를 하고 있다.
"할머니~! 예.. 예.. 응-! 하하하
조금 있다 뵐께요! 끊어! 빠이빠이, 안녕, 내일 봐요!"
명훈이가 헤어질 때나 전화끊을 때 하는 인사는 길기도 하다.

명훈아!
너 너무 귀엽구나!
어쩜 말을 그리도 잘하니? 근데 엄마 난처한 질문은 안했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