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 29일(금) 비

"엄마! 여기가 아파요!"
"어디가~"
"여~기~요"
자기 입을 가리키며 명훈이가 아프다고 한다.
"어딘지 안보이네~".
아무리 들여다봐도 모르겠다.
내가 이리저리 들여다보는게 귀찮아졌는지 "이제 안아파!"란다.
혹시 충치가 생긴건 아닐까?
그러면 큰일인데....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오전근무만 마치고 명훈이와 치과엘 가기로 했다.
치과 가잔 소리에 명훈인 이젠 안아프다며 치과에 안간단다.
"그럼 명훈아! 우리 베개 사러갈까? 이쁜거로.
지금 명훈이 베개가 아구 지저분하잖아. 그치?"
이쁜 거란 소리에 "베개 사러 가자!"라며 자기가 먼저 현관문앞에 가 선다.

명훈인 지금까지 달마시안 강아지 그림이 있는 분홍베개를 애지중지하고 있다.
할머니집 엄마집을 오갈때도 가방에 베개를 싸 가지고 왔다갔다 할 정도다.
그 베개가 지금은 다 낡아서 찢어지기 까지 했다.
그래도 그 베개만 베려고 하고 없으면 잠도 못잔다.
그런 베게를 바꿀 수 있을까?

외출준비를 마치고 우산에 가방에 바리바리 싸들도 버스정거장으로 갔다.
명훈아빠가 바빠서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명훈인 베개사러 시장간다는 것이 좋아서 할머니에게 안녕하고 신나게 따라 나선다.
시내에 도착해 치과를 먼저 찾았다.
명훈인 신이나서 3층까지 올랐다.
"엄마! 시장이 어디 있어요!"
"어~! 3층까지 가야 돼"
3층에 도착에 문을 열고 들어선 곳이 명훈인 이상한지 두리번 거린다.
접수를 하고 나니 하얀가운을 입은 선생님이 보인다.
명훈이가 눈치를 차렸다.
"갈꺼야!"하며 문을 나서려고 한다.
"명훈아! 벌레 떼고 가야지!"
싫다고 울어대는 명훈이를 의자에 앉히고 선생님은 치아를 살피셨다.
"이가 나려고 아파서 그러네요. 다른 치아는 건강하군요~"
다행이다.

이번엔 옆건물의 소아과로 갔다.
콧물도 나고 해서 나온김에 진찰좀 받으려고...
그런데 명훈이 입속이 많이 헐었단다.
선생님은 많이 아팠겠다며 상처부위를 내게도 보라고 하신다.
'명훈아! 정말 미안하구나!
네가 아프다고 한 것이 그래서였구나!
엄마가 미처 몰랐어'
약처방을 받고 약을 사서 약속대로 베개를 사러 시장에 갔다.

이불가게에 들러 명훈인 토끼가족 그림이 있는 메밀베개를 골라 들었다.
노랑색과 파랑색중 고르라고 하니 파랑색 베개를 집어 든다.
"명훈아! 그럼 우리 지저분한 명훈이 베개는 쓰레기통에 버릴까?"
명훈이가 정들었던 다 낡은 베개껍질을 벗겨 명훈이 손에 들려주었다.
명훈인 미련없이 이불가게 쓰레기통에 베개껍데기를 집어 넣어 버린다.
혹시나 싶어 명훈이 몰래 버린 베개껍데기를 다시 내 가방에 넣었다.
'설마! 자기 손으로 버리고 찾진 않겠지!'
명훈인 베개하나 사 들고 신이 났다.
자기맘에 드는 걸로 골라서 그런 걸까?

집에 와서도 명훈인 먼저 쓰던 분홍베개를 찾지 않는다.
와~! 성공한 것 같아.
베개바꾸기 작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