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08.gif두녀석이 어린이집을 가지 않는 주말이다.
그래도 명훈인 아침일찍 일어났다.
미현인 어제 늦도록 장난하더니 늦잠을 자네.
일어나면 엄마도 못 봤다며 눈물바다를 할텐데.
간다고 얘기하려 했더니 미현이가 일어나면 외할머닌 호랑이 입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며 겁이 나신단다.
미현이가 워낙 극성(?)스러워 두려우신 모양이다.
그래서 명훈이에게만 인사를 하고 출근을 했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명훈이가 주택언덕에 나와 손을 흔들고 섰다. 내가 버스를 타고 갈때까지 계속. 시내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려는데 전화가 왔네. 미현이가 일어나서 엄마를 못 봤다며 트집을 한 것 같다.
미현이가 자기도 안보고 갔다며 운다. 일찍 퇴근한다며 달래놓고 전화를 끊었지.
한일도 없는 것 같은데 벌써 퇴근시간이네.
버스를 막 내리는데 명훈이가 마중을 나와 서 있다.
"엄마,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 사랑해~"하며 두녀석이 나를 반긴다.
할머닌 머리깎으러 시장엘 가려 했는데 미용실이 문을 닫았다네.
대신 두녀석이 미용실을 차렸다.
앉아있는 나와 할머니 머리를 만지고 볶고 어찌나 헝클어 놓던지.

얼마전 새로 샀던 장난감.
조립된 모형을 명훈이가 다 분해를 해 놓았던 것을 명훈이와 맞추기로 했다.
에구구. 그런데 왜 이렇게 어려운 거야.
설명서를 아무리 들여다 봐도 도대체 모르겠다.
원형대론 도저히 안되겠다싶어 결국 변형된 모형을 만들었다.
그런대로 만족.
이번엔 몇번 두드리지도 못하고 망가진 정글사냥을 고쳐보기로 했지.
뒷면의 나사를 풀고 이곳저곳을 살펴보니 별로 복잡하지도 않은 것이 어디가 망가진거야 도대체.
그러고 있자니 옳거니 한곳에 선이 끊어진 것이 보이네~
할머니랑 명훈이랑 전기감는 테잎을 이용해서 열심히 붙여 고정을 시켰다.
스위치를 넣으니 우하하 드디어 정글사냥이 고쳐진거야.
얼마나 신기하던지.
"와~ 우리엄마 정말 대단하다."하며 감탄까지 해준다.
그렇게 고친 변신로봇과 정글사냥.
이젠 정글사냥을 조금 살살 두들기기로 했지만 두녀석 손에 몇일이나 붙어 있겠나 싶다.

저녁시간, 밖에서 아이들 떠드는 소리가 들리네.
석호랑 영규가 나왔나~
명훈이가 자기도 잠깐 나가겠다며 나가더니 자전거를 끌어내어 탔나보다.
잠시뒤 "엄마, 오빠가 넘어져서 다쳤어~"하며 미현이가 뛰어 들어오고 명훈이가 무릎을 까인채로 울면서 들어온다.
코너를 돌다 주차되어있는 앞동 차를 들이 받았단다.
많이 다쳤음 병원가자시는데 그럴정도는 아닌 듯 싶어 타박상 연고를 발랐다.
자기가 잘못해 다쳐 그런지 심하게 울진 않는데 그새 무릎이 제법 부어 오르네.
소독약이 떨어져 할머니가 약국에 약을 사러 간 사이 미현인 할머니를 찾으며 울고 난리를 치네.
에구. 엄마딸인지 할머니딸인지~
앞동 아주머니가 명훈이가 괜찮냐며 오셨다.
들이받은 건 명훈인데 괜히 죄송하고 감사하네.
명훈아, 다음부턴 조금더 조심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