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개월 15일째> 흐리고 바람많이

주말이라 미현이를 데리고 나왔다.
미현인 할머니랑 헤어지기 싫어 차에 탈때까지 서럽게 울더니 우리집에 와서는 명훈이와 노느라 할머닌 잠시 잊어버린 듯 하다.
내가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명훈이와 미현이가 서로 얘기를 하며 깔깔거리고 있다.
얼마전 벽에 걸린 미현이 달력(돌사진촬영 사진관에서 만들어 준것)을 보며 명훈이가 왜 자기것은 없냐고 투덜거리던 것을 가르키며, 명훈이가 미현이 한테 하는 말이,
"미현아, 저건 미현이 어렸을 때 사진이야. 미현이가 어렸을때는 '응애응애응애'하고 울었어!"하며 자기가 뭐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냥 얘기를 해주고 있다.
요즘 명훈인 자기가 대단히 많이 큰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엄마! 내가 어렸을때는 책도 잘 못 읽었었거든. 그런데 지금은 정말 잘 읽어! 또 내가 세 살이었을때는 힘이 안 세었는데, 지금은 정말 힘이 세졌어~!"
"어머나, 그래? 와~ 정말 대단하다~!"
나의 감탄에 어깨까지 으쓱하며 정말 어른인 듯 으시대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잠자리에 들자 명훈이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란다.
무얼할까 고민하다 '곶감줄께!' 라는 소리에 울음을 그치자 호랑이가 곶감이 정말 무서운 놈이라고 생각하더라는 얘기를 시작했다.
얘기를 다 듣고는 "엄마, 곶감은 정말 무서워?"
"그~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