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13일째> 맑음

미현이가 식탁의자에 오르더니 이내 식탁위까지 오른다.
제 오빠가 의자에 올라 냉장고 옆에 붙은 자석을 떼는 모습을 보더니 자기도 하려고 저러는 거다.
외할아버지가 보고 계시다 위험하다며 "미현이, 이~놈!"하시니 미현이가 가짜로 우는 시늉을 하며 나를 쳐다본다.
"에구. 우리 이쁜 미현이 누가 야단쳤어?"하니 손가락으로 외할아버지를 가르킨다.
"어머머. 얘좀 보래요. 이제 이르네!"

외할아버지가 미현이가 어찌하나 볼 요량으로 "뚜구뚜구뚜구..."하며 손가락 두개를 세워 바닥에 대고 미현이한테 쫓아가는 시늉을 하신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미현인 웃으며 쫓겨가느라 바빴는데 오늘은 자기도 할아버지 흉내를 내며 할아버지쪽으로 쫓아가는 흉내를 내는 것이다.

명훈이가 구석에서 "꼬꼬닭의 빵"이란 책을 찾아와 읽고 있다.
미현이가 가만히 들여다보더니 오빠가 책을 다 읽고 옆에 내려놓자 낼름 집어 달아난다.
명훈인 달라고 쫓아가다 결국 오늘도 울음보가 터졌다.
미현인 얻어 맞으면서도 그 책을 끌어안고 내어줄 생각을 않는다.
다른 책으로 아무리 꼬셔봐도 소용이 없다.
미현아!
제발 오빠 속상하게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