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02.gif명훈이 학교 가을운동회가 있는 날.
아직은 조금 더운 느낌이 있는데 너무 이른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운동회를 생각하면 김밥, 삶은 계란 과 삶은 밤이 생각난다.
우리 어릴 적 운동회때 먹었던 것들이라 그럴 것이다.
오빠의 운동회 덕분에 미현이랑 엄만 오늘 하루 휴가다.
맛있게 김밥도시락 준비해 아침을 먹고 명훈이가 먼저 학교로 가고 우린 한시간 늦게 출발을 했다.
학교엔 벌써 그늘진 곳은 돗자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엉덩이 들이 밀고 앉을 자리가 없다.
이런이런 너무 늦었네. 아직 경험이 없다보니....
내년엔 조금 부지런을 떨어야 할까 보다.
다행스럽게도 단상 뒷쪽으로 작은 곳을 발견해 자리를 폈다.
명훈이와 나, 그리고 미현이가 앉아 식사를 할 정도의 자리다.

아이들을 배려해 전학년이 앉을 수 있도록 천막을 쳐 놓았다.
오전엔 햇살이 뜨거우리만치 강하게 내리쬔다.
개회식과 새천년 건강체조등이 끝나고 본격적인 운동회 시작.
1학년 달리기를 하는데 아이들이 너무 귀엽기만 하다.
달리다말고 장난을 하는 녀석도 있고, 아직 자기 레인이 뭔지 몰라 달리다보면 한줄로 나란히 늘어서기도 하고, 다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멈춰서 깔깔거리기도 하고 얼마나 귀엽고 이쁜지 모르겠다.
명훈인 운동회날은 발에 꼭 맞는 운동화를 신으랬더니 덜렁거리는 커다란 운동화를 신고 와 버렸네.
엄마가 챙기지 못한 불찰이 있지만 그래도 3등을 해서 손등에 멋있게 3자를 받아 자랑스러워한다.
예나 지금이나 1학년생들의 박터트리기가 끝나면 점심시간이다.
1학년들이 열심히 박을 터트렸지만 백팀한테 지고 말았다.
그래도 점심은 왜 이렇게 맛있는지.
요즘 운동회 점심시간엔 통닭과 피자가 등장했다.
옆에서 먹고 있으면 먹고 싶을만도 한데 명훈이와 미현인 그래도 도시락을 먹겠단다.
대신 저녁에 맛있는 통닭을 먹자고 하면서... 기특한지고.
식사후 맛있는 아이스크림 하나로 서운함을 달래고 친구들과 노느라 분주하다.
미현인 학원 꼬마친구들 해수, 지수, 웅규를 만나 정말 좋단다.

오후가 들어 햇살도 구름속으로 가려졌다.
그동안 뜨거운 햇볕아래서 연습했던 아이들의 율동도 거의 끝나고 운동회 하일라이트 계주가 시작되었다.
저학년이 경기를 하는 동안 청팀이 앞섰다 백팀이 앞섰다를 반복하다 마지막에 결국 청팀이 역전을 했다.
고학년도 청팀이 뒤지다 역전을 해서 결국 총점까지 역전을 했네.
교장선생님의 총점발표가 있자 운동장엔 청팀의 기쁨의 함성이 퍼진다.
마무리를 하는 동안 엄마들은 아이들이 앉았던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자기의자를 교실까지 옮기고 아이들은 달리기 상으로 받은 공책을 들고 나온다.

그냥 집에 돌아가기 아쉬웠는지 놀이터에서 잠시 놀고 가겠다는 녀석들.
말렸어야 했는데 그러라고 했다가 명훈이가 얼마전 다친 팔꿈치를 심하게 까이고 말았다.
운동장에 설치되었던 치료소로 달려갔지만 약들이 철수해서 보건실로 달려가야 했다.
흐르는 물에 흙과 모래를 털어내고 응급치료를 받았다.
많이 아팠는지 명훈인 팔을 부여잡고 놓을 줄을 모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도 아이들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쭉쭉 빨며 어린시절로 돌아가 본다.

저녁은 약속한 대로 맛있는 치킨을 시켰다.
명훈인 후라이드, 미현인 양념. 식성도 가지가지.
결국 두마리를 시켜놓고 맛있게 먹었다.
피곤했지만 우리팀이 이겨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는 명훈이.
미현인 이렇게 힘든 운동회인 줄 알았다면 그냥 학원을 갈 걸 그랬단다.
내년엔 일찌감치 운동장에 넓은 자리 먼저 맡아 두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