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18.gif아침일찍 일어난 녀석들.
할머니가 뜨거워지기 전에 토란을 심으신다며 작업복으로 갈아 입으신다.
빠질리 없는 녀석들.
할머니를 따라 밭으로 달려간다.
호미와 삽을 빼앗아 연신 땅을 파대고 있다.
후다닥 토란을 심고 다시 들어왔지.
잠시 나간 바깥인데 아침부터 땀이 흐르는 걸 보니 오늘도 역시나 엄청 더울 것 같다.

명훈이가 한자급수시험을 보기로 한 날이다.
장소는 원주대학 오후 3시.
문제를 한번 더 풀어보기로 했다.
차근차근 잘 풀어주는 명훈이.
수정테이프를 사용하라는데 테이프사용은 영 어려울 듯 싶다.
그래서 준비한 수정액.
수정액은 그래도 사용하기 좀 편한 모양이다.

이른 점심을 먹이고 미현이 머리도 감기고 채비를 마쳤다.
아빠가 1시 40분쯤 도착을 했다.
나들이 가는냥 그저 신이난 미현이.
2시쯤 시험장에 도착을 했다.
아직 안내판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강의실을 찾아 헤매야 했다.
다행이 일찍 도착한 덕분에 강의실을 찾을 수 있었다.
근데 고사실이 1층인데 안내문에는 4층으로 표시가 되었네. 정말 어찌 이런담.
4층까지 오르락내리락 두어번을 한 끝에 고사실을 찾았다.
안내문도 내가 가서 확~ 고쳐 버렸지. 1층이니 직진하세요 라고 말이다.

드디어 명훈이 이름이 붙은 좌석을 찾았다.
아직 어린 명훈이에게 책상은 조금 높은 듯 싶었지만 잘 할 수 있다고 말하는명훈이.
너무너무 기특하고 어른스러워 보인다.
"명훈아, 문제지 번호랑 답지 번호랑 차근차근 잘 적어야 해.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연습한 것 처럼 그냥 비워두고 넘어가구. 알았지?
다 안 맞아도 되니까 평소에 연습한대로 하면 천천히 하는 거다~"

감독관이 오시고 드디어 시험이 시작되었다.
어째 시험보는 아이들보다 더 초조해하는 건 밖에서 시험이 끝나길 기다리는 엄마들인 듯 싶다.
미현인 입구에서 눈높이 선생님이 나눠준 합격엿을 먹느라 사뭇 진지하다.

20여분이 지나고 앞 고사실에선 학생들이 하나둘 나온다.
명훈이 고사실에선 아직 아무도 나오지 않고.
30여분이 지나니 아이들의 우렁찬 대답(~예)소리가 들리더니 드디어 시험이 끝난 모양이다.
뒷문이 열리고 보이는 명훈이 얼굴이 밝아 보인다.
차례를 기다려 시험지와 답지를 내고 소지품을 챙겨 나오는 명훈이.
정말 어른스럽다.

"엄마~ 내가 제일 먼저 다했다."
"어머나 그랬어? 어떻게 알아?"
"응. 내가 선생님 다 했어요. 하니까 선생님이 조금만 기다리자~ 그랬어!"
"어려웠니?"
"아니~ 엄청엄청 쉬었어. 다 맞은 거 같아!"
녀석의 말대로 노력한 만큼 결과도 잘 나왔으면 좋겠는데..

바깥으로 나오니 어휴~ 정말 날씨가 장난이 아니네.
아빠차로 집으로 왔지. 잠시 정리를 하는 동안 명훈인 컴퓨터 게임에 빠졌다.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운동장으로 산보를 가기로 했다.
운동장 주변 벤치에 앉아 잠시 쉬고 물도 한통 받아서 돌아오는 길.
녀석들은 오랫만에 운동장에 나오니 좋은가보다.
술래잡기도 하고 가위바위보 놀이도 하고 즐거운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