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개월 14일째> 맑음

알람을 아침 6시에 맞춰 놓았다.
늦게 잠들은 탓인지 못 일어나겠길래 30분뒤로 다시 맞춰놓고 잠이 들었다.
또 알람이 울리는데도 못 일어나 잠시 눈을 감고 누워있었더니,
"엄마, 일어날 시간인데 엄만 도대체 왜 안 일어나는 거예요!"하며 명훈이 녀석이 나를 질책한다.
"에구, 그래. 일어나자!"하며 벌떡 일어서자 녀석도 신이나서 헤헤헤.
엊저녁 초저녁부터 자더니 오늘은 기분이 몹시 좋은 모양이다.
아침부터 비디오 틀어놓고 경쾌한 음악에 맞춰 어깨춤을 추고 있다.

"엄마, 엄마 뭐해요!"
"응. 책보고 있어!"

"에이, 내가 책 보지 말고 컴퓨터하라고 그랬잖아!
내가 엄마 당직하는데 갔을 때 컴퓨터 했었지!
엄마도 나처럼 잘 해봐 봐요. 예?
나처럼 해봐~요. 이렇게!♪ 나처럼 해봐~요. 요렇게!♪ 아이고 힘~들~어!♪♬"
"그런데 명훈아, '아이고 힘들어'가 아니고 '아이참 재미있~다!'라고 하는 거잖아!"

"아니야. 텔리비젼에서 '아이고 힘~들~어!♪'라고 했단 말이야!
엄마는 컴퓨터나 나처럼 잘하고 있어!
그럼 엄마만 믿을께?"
"그~래~!"
도대체 뭘 믿는단 소린지.
어른같은 말을 또 어디서 주워 들은건지..

오늘은 모종삽들고 미현이랑 뒷밭에서 땅파기 놀이를 했단다.
땅파기 놀이가 재밌었다며 명훈인 한참을 주절거린다.
명훈이는 그만하자고 하니 들어오는데, 미현이가 더 놀겠다고 한참을 고집을 부려 애를 먹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