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10일째> 맑음

추석 이브. 당직이다.
연휴도 짧은데 도와드리지도 못하고 큰엄마한텐 정말 죄송하지 뭐겠니.
물론 있어도 별로 도움도 못 되어 드리지만.
퇴근시간에 맞추어 명훈아빠가 애들을 데리고 오기로 했다.
조금 걱정도 되었지만, 미현이가 아빠차에서 아주 얌전히 앉아 있었다지?
큰댁에 도착했단다.
보따리를 조그맣게 싸라고 했건만 외할머니가 이것저것 얼마나 바리바리 싸 주셨는지 미현이 짐만 한보따리지 뭐겠어.
몇번 와 보았다고 할머니, 오빠, 큰아빠 쫓아다니느라 미현이도 무척이나 잘 노네.
엄만 부엌에서 큰엄마 조수노릇 했지. 뭐.
주희가 너무 이쁜 머리를 하고 나타났어.
미현이가 "언~니. 언~니!"하면서 쫓아 다니는 거야.
치. 언제 봤다고 언니래?
언니가 들어오란 소리도 안했는데 언니방으로 쭐래쭐래 쫓아가서 인형하나 낼름 들고 나오는 거야. 주지도 않았는데...
두녀석다 얼마나 신이 났는지 밤이 늦도록 잘 생각을 않는거야.
미현일 9시쯤 겨우 재우고 명훈이도 재우려니 녀석, 죽어도 안자겠다네.
큰엄마가 피곤하신지 거실에서 잠이 드셨어.
명훈이도 11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잠을 재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