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개월 04일째> 맑음

어제저녁, 명훈아빠가 장지갑을 하나 사들고 들어왔다.
얼마전 내가 장지갑을 하나 샀으면 하고 얘기한 때문인가보다.
길거리에서 파는 싸구려라며 건네는데 그래도 쓸만해 보여 지갑을 바꾸기로 했다.
사용하던 지갑에 있는 물건들을 꺼내 새지갑으로 옮기자 명훈이가 내 헌지갑에 눈독을 들인다.

"명훈아, 명훈이 이 지갑 갖을래?"하며 헌지갑을 건네자 녀석왈!
"예, 근데 엄마! 내가 엄마지갑이 얼마나 갖고 싶었었다구..!"

전부터 아마도 엄마의 지갑이 갖고 싶었던 모양이다.
새로 생긴 지갑에 아빠가 넣어준 1000원과 동전타령에 내가 넘겨준 200원을 고이고이 간직하고 잠자리에 들어서까지 지갑을 머리맡에 두고는 아주아주 흐뭇해했다.

오늘아침, 명훈인 늘상 그랬듯이 한손에 자기베개를 들고 살며시 안방문을 열며 나온다.
그리고 다른 한손엔 어제 얻은 지갑을 챙겨들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