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돌아와 현관문을 열자마자 명훈인 옷부터 갈아입혀 달란다.
나중에 물어보니 점심먹다 김치국물이 묻었다고 한다. 암튼 깔끔쟁이다.
부식가게엘 들렀다.
미현이의 미소를 떠올리며 오랫만에 젤리봉을 한통 샀다.
퇴근하니 나보다 보따리가 반가운 미현이.
젤리를 보더니 통째로 들어다 오빠랑 사이좋게 나누네.
"미현아, 이것좀 까 줘~"
젤리를 까는게 사실 좀 힘이 든다.
뚜껑이 어찌나 단단하게 덮혀있는지..
근데 우리 미현이, 자기가 누나인냥 뚜껑을 따고 오빠에게 건넨다.
그리고 제 입에도 하나...
정말 누가 큰아인지 모르겠네~

피곤에 지친 명훈인 일찍 잠이 들었다.
낮잠을 잤다던 미현인 언제자려는지 쌩쌩하네.
할머니가 밑반찬을 하신다며 고구마순을 삶아 말리신 걸 가지고 나오신다.
커다란 그릇에 고구마순을 담고 고추가루에 마늘, 양파 갖은 양념을 넣고 김치하듯 버무리시자 뚫어져라 쳐다보던 미현이.
어디선가 목장갑 한짝을 찾아 손에 끼고 나타나서는
"할머니, 내가 고추가루 섞을까? 만져도 돼?"하며 웃으며 달려드네.
"안돼요. 매워서 손에 불나요~오"
이내 젓가락을 들고 나선다.
할머니가 버무리신 걸 먹어보겠다네.
"와~ 조금밖에 안 맵네~"하면서도 한손엔 물컵을 들고 연신 마셔댄다.
치~ 사실은 엄청 매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