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7월 6일(토) 비

"명훈아, 어지러워! 그만 돌아!"
"엄마, 재밌어. 엄마도 돌아봐. 빙글빙글"
명훈이가 제자리서 빙글빙글 돌기를 한다.
돌다가 멈춰 중심을 잡지 못하고 깔깔거리며 "엄마! 집이 넘어질 것 같애!"라며...
어린이 프로 "돌아온 그린맨"에서 리포터가 카메라멘에게 "카메라! 이 사람 얼굴을 크게 좀 잡아주세요!"라고 하자 명훈이가 갑자기 내 얼굴을 자기 손으로 붙잡으며 "엄마, 이렇게 잡으래!"한다.
"명훈아, 그렇게 잡으라는게 아니고 카메라로 얼굴을 크게 보이게 해 달라는 거야!"

"명훈아, 저녁 뭐 먹을까?"
"으~응, 라~면! 라면끓여줘!"
할머닌 전에 녀석이 먹다 남긴 반봉지의 라면을 맛있게 끓여 내셨다.
식탁의자에 걸터 앉아 맛있게 잘 받아 먹는다.
"근데, 할머니! 여기 까아만건 뭐예요?"
눈이 어두우신 할머닌 "글쎄!"하며 돋보기를 꺼내 쓰신다.
"어머나, 이게 뭐지? 개미인가봐!"
"개미?"
맛있게 먹던 녀석도 '개미'란 소리에 놀라 "할머니, 라면 치워!"하며 돌아선다.
아마도 뜯어졌던 라면봉지속에 개미가 들어갔었나보다.
할머니가 개미를 꺼내고 명훈이에게 먹겠냐고 물으니 녀석, 그걸 마저 다 받아 먹고 앉았다.
그래, 그것도 고기(?)는 고기다 그치?

"할머니! 할머니가 돋뵈기 쓰고 보니 라면에 개미가 있었지?
아까 할머니가 돋뵈기 쓰고 뼉따귀 골라 줬었지?"
그 작은 입에 무얼 그리도 재잘거리는지...
근데 명훈아!
'돋뵈기'는 '돋보기', '뼉따귀'는 '뼈다귀'라고 하는 거야.
녀석, 할머니랑 지내더니 말투까지 할머니가 다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