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7월 15일(월) 맑았다 ~비

"엄마, 내가 파리를 잡았는데!"
"어머나, 그랬어? 어떻게 잡았는데?"
"응. 내가 파리채로 확 잡아버렸어! 파리채로..."
하루에도 몇번씩 재잘거리며 내게 전화를 해댄다.
책을 보다가 TV를 보다가 생각나는 대로 내 번호를 눌러대는 것이다.
"엄마! 호랑이가 밧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대. 그런데 밧줄이 뚝 끊어져서 바다에 풍덩 빠져서 죽어버렸대. 하늘엔 노란해랑 빨간해가 생겼대"하며 해님달님 동화도 얘기해 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한다.

"엄마! 엄마가 석호랑 영규좀 소리치고 때려주고 들어가라고 그래! 응?"
자기는 들어가고 싶은데 형들이 바깥에서 노니 자기도 들어가진 못하겠고, 오늘도 나를 붙잡고 형들을 들어가게 해달라고 매달린다.
야단치는 척하며 형아들을 들어가라고 하고 "명훈아, 이제 형아들이 저쪽으로 돌아서 집으로 간데...!"하자 그제서야 따라 들어온다.

오늘낮엔 녀석이 동네형들을 데리고 들어왔더란다.
바깥 날씨가 몹시 더워 에어컨을 틀었더니 녀석들이 시원한지 나갈 생각을 하지 않더라고..
거기다 명훈인 형아들 불러다놓고 할머니한테 포도달라, 쥬스달라, 뭐달라.... 하며 계속 먹을 것을 내 놓으라더란다.
가만히 보면 명훈인 자기가 먹기 보다 베풀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과자도 주면 나가 놀다 봉지채로 석호나 영규한테 건네곤 한다.
"명훈아, 너 왜 과자 형아 줬어?"
"응, 나는 많이 먹어서 배불러서!"
녀석, 자기는 나가서 얻어 먹지도 못하면서 뭘 그리도 챙겨주려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