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 30일(일) 맑음

미현인 찬밥 더운밥 가리지않고 잘 먹는다.
분유도 타서 식탁위에 물병과 함께 놓아두면 배고프면 가져다 먹고 또 올려놓고 한다.
아침일찍 일어나 수선을 피우던 미현이가 사고를 쳤다.
아니, 어쩜 이 엄마의 불찰이 더 컸는지 모르겠다.
미현일 업었다 내린 포대기를 거실바닥에 아무렇게나 놔둔 잘못.
미현이가 우유병을 입에 물고 가다 포대기에 미끄러져 넘어지고 말았다.
"으~앙!" 소리와 함께 미현이의 숨넘어갈 듯한 울음!
벌떡 일으켜 살펴보았지만 외관상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그런데, 잠시 뒤 미현이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미현이의 눈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오른쪽 눈 속눈썹이 있는 부분이 찢어졌다.
미끄러지면서 젖병의 딱딱한 부분에 심하게 부딪힌 것 같다.
놀라서 급한대로 피를 닦아내고 소아과에 전화를 했더니 9시도 안 되었는데 진료를 시작했단다.
명훈이 손을 잡고, 미현일 업고 병원에 도착했다.
선생님은 미현이 눈을 보시더니 혀를 쯧쯧 차신다.
꿰매든지 처치를 해도 외과에 가서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신다.
가슴이 철렁!
공휴일에도 진료를 할 것 같은 몇군데 외과병원을 알려주신다.
전화를 하니 오후에나 진료를 한다길래 집에 돌아와 잠시 더 지켜보기로 했다.
미현인 생각보다 잘 놀아주었고, 오전에 두시간정도 잠을 청했다.
녀석이 잠든사이 집에 있던 안연고를 면봉에 묻혀 눈가에 발라주었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더니 기분도 좋아 보인다.
다행이 눈도 더 이상 부어오르지 않는 것 같다.

오후엔 치악예술관 야외에서 사진전시회가 있다.
이번에 미현이 돌사진중 하나가 전시된다길래 찾으러 갔다.
한참을 헤맨뒤에서 미현이 액자를 찾았는데, 명훈이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멋진 왕자님 공주님 흉내를 내 본 사진!
공짜로 얻은 커다란 사진을 들고 사람이 적은 잔디밭으로 자리를 옮겼다.
미현인 모처럼의 야외나들이에 뒤뚱뒤뚱하면서도 무척이나 즐겁게 뛰어논다.
얼마나 신이 났는지 집으로 가자고 해도 차에 오르려 하지 않는다.
차문을 연채로 아빠차가 조금씩 이동하자 몸이 달은건 명훈이 녀석!
미현이 놔두고 가면 안된다고 눈물까지 글썽이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댄다.
미현인 차에 타고도 바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계속 창밖을 바라보며 칭얼칭얼.
집에 돌아와 마당에 두 녀석을 풀어 놓았다.
그렇게 한참을 뛰어 놀았으니 오늘 저녁엔 일찍 자겠지?
미현아! 오늘 정말 많이 아팠지?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눈을 다쳤으면 어쩔뻔 했누.
다음부터 정말정말 조심하자.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