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01.gif우리 가족의 늦은 여름휴가!
애초의 계획은 백령도를 찾는 것이었는데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지나치게 비싼 배삯(왕복 28만원)이 우리의 발목을 잡은 것도 그렇고 녀석들에게 편도 4시간의 뱃길은 조금 무리이기도 하지.
암튼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의 목적지는 삼포해수욕장으로 바뀌었다.
마침 애아빠 아는 사람이 숙박을 해결해 준다고 하니 믿고 일단 길을 떠났다.
느즈막히 아침식사를 하고 미리 챙겨두었던 짐을 챙겼다.

해수욕장도 우리가족에겐 처음이네.
그런데 날씨가 도와주질 않는다.
지난주가 마지막 휴가 시즌이긴 했지만 그래도 우중충한 하늘에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는 보슬비.
애들 아빤 구룡령을 넘어 가자고 한다.
처음 가보는 길에 늦게 잡은 일정탓인지 차들도 없고 어쩐지 스산하다.
오후 2시가 넘어 점심식사를 하러 들른 마지막 휴게소.
손님도 하나 없도 쌀쌀하기 그지없네.
산기슭이라 그런지 바람도 세차고 긴팔을 준비하지 못해 덜덜 떨어야 했다.
녀석들의 잠바는 챙긴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시장이 반찬이라고 했던가?
산채비빔밥이라고 시켰는데 비싸디 비싼 것이 너무 초라해서 눈물이 날것 같았다.
손님 몇사람이 산식당을 들어서는가 싶더니 이내 나가 버린다.
우리 밥상을 보더니 기가 차서 나가 버린듯 싶다.
어떻게 그렇게 해 놓고 장사를 하나 싶다.
우리 이전에 손님이 있었다면 우리도 식사를 하지 않았으련만~
일단 배가 고프니 먹긴 했지만 정말 너무해~

그렇게 구룡령을 마저 넘어 목적지에 거의 다 왔나보다.
아빠차의 네비게이션 덕분에 어렵지않게 삼포에 도착했다.
우리의 숙소는 해수욕장옆 민박집.
해수욕장하고 가까워 좋기는 한데 하늘은 계속 흐린데다 비도 부슬거리고 어머나~ 파도는 왜 또 그리도 높은 거야.
이러다 바닷물에 발도 못 담가 보고 집에 가는 거 아닐까?

바닷가에 왔지만 마땅히 먹을 만한게 없네.
일단 시내로 다시 나왔다.
눈에 띄는 것이 삼겹살집!
이곳에서 까지 삼겹살을 먹어야 한다니~~ 흑흑!
명훈이랑 미현인 점심이 맛이 없었던 탓에 삼겹살을 어찌나 잘도 먹어 주던지.
아주 맛있게 삼겹살로 저녁을 하고 숙소로 왔다.

비가 온다고 민박집 안에만 있으려니 어쩐지 서운하다.
일단 잠바를 챙겨 입고 바닷가로 나섰다.
의외로 바닷가엔 서운함에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어떤 사람들은 튜브를 타고 파도를 즐기고도 있었다.
우리도 발만 담근다고 들어섰다가 파도에 밀려 옷이 몽땅 젖었다.
바닷물은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졌다.
명훈이와 미현이도 파도를 쫓으며 하하깔깔 거리다 바다에 풍덩 빠져버렸다.
이왕 젖어버린거 높은 파도를 따라 어느새 쫓고 쫓기고 신나있는 녀석들.
한참을 놀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이른 잠자리에 들었다.

아빤 민박집이 맘에 안든단다.
무슨 난민처럼 느껴진다나~ 빨리 떠나고 싶다고 아우성!
해변가에선 무얼하는지 아주 시끄러운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파도와 논 탓에 피곤했느지 시끄러운지 모르고 잠에 빠진 녀석들.
내일은 해를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