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쓰는 명훈 육아일기
엊저녁엔 시댁에 갔어야 하는데 퇴근을 하니 움직이기가 힘들어진다.
다음날 아침에 가겠다고 연락을 해 두어 여유가 있었다.
출근할 때처럼 일찍 아침식사를 하고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섰다.
가까운 곳이라 귀성전쟁같은 거 겪을 일 없으니 그나마 얼마나 축복인지....
차로 5분도 되지 않는 거리. 금세 도착한 시댁.
애들 큰 어머니께선 벌써 송편빚을 쌀이며 갖가지 명절음식 재료들을 준비해두고 계셨다.
잠시 쉬었다 송편을 빚기 시작했다.
올해는 명훈이와 미현이가 돕겠다며 흔쾌히 나선다.
'녀석들, 몇 개나 빚고 말겠지~'하고 생각했는데 그 많은 반죽이 다 송편으로 변하도록 함께 도와주었다.
특히나 올해는 명훈이의 송편이 어찌나 예쁘고 잘 되었는지 모른다.
명훈이가 빚은 송편이 거짓말 조금 보태서 정말 반은 되는 것 같았다.
미현인 갖가지 모양의 송편을 빚는다. 토끼, 곰돌이, 별, 우주인, 달 등등.
송편을 빚는다기보다는 놀이를 하는 듯이 즐기는 녀석들.
송편을 빚은 후 몇가지 차례음식준비를 모두 마치고 애들 큰어머니가 텃밭에 가자고 하신다.
명훈인 흔쾌히 따라 나서더니 서너시간이 지나 녹초가 되어 돌아왔다.
큰 어머니 텃밭엔 정말 많은 곤충들이 있더란다. 보았다고 한다.
나비 애벌레, 나비, 메뚜기, 무당벌레, 노린재등...
가지, 호박, 배추, 열무, 고구마, 고추등 여러가지를 수확하느라 온 몸이 땀에 젖어 축축해져 있었다.
농사를 짓고 수확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이었냐며 농부에게 정말로 감사한 맘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다음 날 아침, 차례음식이 모두 준비되고 명훈인 큰 아버지를 도와 차례상차림을 돕는다.
제기에 담긴 음식을 하나씩 날라다 드리고 큰 아버지는 위치에 맞게 음식을 놓으신다.
이번 추석엔 깨끗한 옷차림을 하였을 뿐 한복을 입지는 않았다.
우리 집은 예전부터 여자건 남자건 모두 함께 차례를 지내고 잔도 올린다.
양성평등 실현~ 축하해야겠지. 짝짝짝~~~
어른들 순서가 끝나고 사촌형, 누나, 명훈이, 미현이 이렇게 모두 함께 조상께 감사한 맘을 갖도록 해 주신다.
차례가 끝나고 모두 함께 상앞에 둘러 앉았다.
그동안 지낸 이야기도 하며 즐거운 식사시간이었다.
성묘를 가신다는데 명훈인 어제 밭에서 힘들었는지 산에는 가고 싶지 않다고 한다.
얼마 전 벌초를 함께 다녀왔으니 쉬고 싶으면 쉬라시는 어른들.
결국 애들 큰 아버지, 명훈아빠 그리고 조카만 산에 다녀오기로 했다.
산에 가지 않으니 녀석들 심심했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딱히 나가 놀 곳도 없으니....
'차라리 산에 갈 껄~'하며 후회하고 있는 명훈이.
점심때쯤 되어 성묘 가셨던 분들이 돌아오시고 우리도 외가댁으로 출발을 했다.
외가댁에 오니 바깥에서 뛰어노느라 아이들은 너무도 신들이 났다.
우리도 빨리 이사를 해서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해 주어야겠다.
녀석들에게 많이 미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