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3월 19일(화) 맑음

명훈이가 좋아하는 "꼬마생쥐 메이지", "수수께끼 블루", "공룡대탐험" 비디오테이프를 담은 택배가 왔다.
미현이까지 합세해서는 박스를 뒤지고 난리가 났다.
명훈이는 테이프 뜯어대고 미현이는 박스속이 궁금해서 머리를 들이밀고 들여다보고 있다.
그러더니 미현인 급기야 박스를 옆으로 뉘여놓고는 들어앉았다.
안스러워 박스를 바로 세우고 들여 앉혔더니 웃음이 하나가득한 얼굴로 한참동안 나오려 하지 않는다.
박스 속 물건을 정리하고 명훈인 테이프를 싸 놓고 "아빠가 왜 안오는거야?"란다.
빨리 보고 싶은데 외할머디댁엔 비디오가 없으니 못내 아쉬운 모양이다.
공기가 송송 들어간 포장지를 뜯어 명훈인 그 위에서 껑충껑충 뛴다.
미현이도 따라서 껑충껑충!
손으로 만지니 톡톡 소리를 내며 터지자, 자기도 따라하는 시늉까지 낸다.

내가 저녁을 먹자 미현이도 다가와 앉는다.
자기도 먹겠다는 뜻이겠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여주니 "그럼 그렇지, 녀석이 마다할 리가 없지." 떠끔떠끔 잘도 받아 먹는다.
반공기쯤 후딱 먹어치우고는 또 자기 볼일이 있는지 휭하니 제오빠 노는 곳으로 가 버린다.
"미현아! 쎄쎄쎄 할래?" 하면 손을 내민다.
"쎄쎄쎄, 아침바람 찬 바람에....!~"
'쎄쎄쎄'에서만 손을 잡고 있다가 나머진 자기 멋대로 흔들어대지만 그래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안녕! 빠이빠이!' 인사를 하고 헤어지려는데 미현이가 오늘은 손을 흔든다.
얼마동안 빠이빠이를 가르쳤더니 드디어 하는구먼.
그래, 미현아! 잘자렴.

명훈인 가지고 나온 비디오테이프를 다 본다고 쭈욱 늘어놓고는 하나밖에 못보고 잠이 들었다.
내일아침엔 아마도 일어나자마자 비디오 먼저 찾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