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3월 19일(화) 맑음

"명훈이가 아무 것도 안 먹는다. 어디가 많이 아픈가봐!"
할머니의 걱정스런 전화다.
감기도 심한 것 같지 않은데 도대체 왜 먹지를 않는지 할머니와 난 걱정이 태산이다.
"명훈이 좀 바꿔 보세요!"
"명훈아! 명훈이 왜 밥 안먹어?"
"응, 난 입맛이 없어서...."
"입맛이 없어?"
"응!"
녀석의 능청은 극에 달했다.
저녁에 알고 봤더니 제 아빠가 아침에 밥을 볶아서 주었더니 어른밥공기의 반이나 먹어 치웠단다.
그리고는 할머니와 나에겐 아무것도 안 먹은 척하며 걱정시키게 만들었으니...

큰댁엘 가려고 명훈아빠차를 탔다.
"어, 엄마!, 초승달이 떴네. 초승달!"
외할머니댁을 나오며 밤하늘을 쳐다보며 명훈이가 초승달을 아는체 한다.
한참을 달리다 다시 창밖을 내다보며
"어, 엄마! 초승달님이 여기도 떴어!
저 초승달님은 장양리(외가댁)에 있던 건데...
야! 초승달님아, 너 왜 자꾸 나를 쫓아오니?"
무슨 수다가 그리도 많은지...
"엄마, 초승달님이 왜 자꾸 나를 쫓아오지?"
"으~응! 명훈이랑 놀고 싶어서..."
"어. 그렇구나!"

정말 어린아이처럼 맑은 것이 있을까?
생각하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나 너무도 깨끗하고 순수하다.
명훈아, 우리 오래오래 그렇게 맑고 순수하자꾸나.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