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10일째> 흐리고 비

어제 밤, 미현이가 잠을 어찌나 심하게 자던지, 자다가 돌아눕는 녀석의 머리에 내 입술이 터져버렸다. 녀석이 잠결에 머리를 돌려서 내 입술에 헤딩을 한 것이다.
한밤중에 일어나 약까지 바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아침에 일어나 기저귀를 갈아주고 돌아섰는데 미현이가 뿌지직한다.
어제 늦게 똥을 눴길래 오늘도 늦게나 볼일을 보려니 했더니만....
그런데, 어머나 왠 설사?
오후까지 미현인 6번정도 설사를 한다.
왜그럴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더니, 어제 명훈이랑 나눠먹인 포도쥬스 탓인듯.
명훈인 원래 쥬스병에 마시고, 미현인 버리려고 두었던 병을 들고 왔길래 거기다 쥬스를 따라 주었었다.
아무래도 그것밖에는 탈 날게 없지 싶다.
그 병에 상한 쥬스가 조금 남아있었던듯..
계속되는 설사에 엉덩이까지 짓무르고 나로선 감당하기 어려워 오늘 할머니께 데려다 주기로 했다.
할머닌 "엄마가 어떻게 애를 이렇게 보았냐"며 나무라시겠지?
"미현아, 정말 미안해. 엄마의 실수로 또 너를 아프게 하는구나. 어쩜 좋으니? 빨리 나아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