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학원에서 주신 목록으로 준비물을 챙기니 너무 무겁다.
아무래도 미현이가 가져가긴 좀 무리일 것 같아 아빠께 부탁을 했다.
미현이 끝나는 시간에 미술선생님께서 오시니 선생님께 전해 드리라고....

하교시간, 선생님께 인사하고 내려와 실내화를 갈아 신으려다 아빠를 본 미현이.
아빠와는 늘 티격태격하면서도 재밌는 미현이다.
눈 앞에 나타난 보자 저만치 도망을 가더란다.
"미현아, 그럼 아빠가 가지고 온 이거는 어떡하지~~~~?"
저만치 달려가다 아빠가 미술준비물을 챙겨온 걸 알아차리고는 돌아왔단다.

집에 돌아와선 하루의 일들을 재잘재잘 풀어놓기 바쁘다.
"엄마, 지우개 다시 사 줘!
 미술학원에서 친구가 내 지우개를 허락도 안 받고 써서 지저분하게 되어 버렸어."

준비물을 챙겨간 첫 날.
깨끗한 지우개를 책상위에 쓰려고 꺼내 두었는데 친구가 먼저 써 버린 것.
그것도 4B연필로 그린 것을 지웠으니 시커멓게 흑연이 묻었던 모양이다.
아무리 지워도 깨끗해지지 않는다며 눈물을 글썽글썽한다.
"그래~ 엄마가 어제 2개 사서 1개만 보낸거니까 바꿔줄께~"
그제서야 맘이 풀린 미현이.

그리곤 낮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다.
엄만 이미 아빠한데 들어서 알고 있는 사실을 말이다.
"엄마, 내가 아빠를 무시하려고 했는데 글쎄, 아빠가 내 준비물을 가지고 있는거야.
 엄마가 가지고 오지 도대체 왜 아빠를 보낸거야. 왜?"

미현아, 아빤 그래도 네가 너무너무 좋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