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08.gif아빠의 생일날 아침, 맛있는 미역국으로 식사를 하고 명훈이가 등교를 했다.
집 근처 횡단보도만 건네주고 돌아왔다.
방과 후엔 미현이와 마중을 가기로 했다.
11시반쯤 집을 나서려는데 봄도 없이 바로 여름으로 가려는지 정말 뜨거운 햇살이 비친다.
미현이와 느긋한 걸음으로 학교로 갔다.
수업이 끝났는지 명훈이가 박단미와 함께 우리 쪽으로 온다.
단미는 여자 아이지만 명랑하고 씩씩한 면이 강하게 느껴지고, 명훈이와 공부방을 같이 다니는 같은 반 친구다.
주말 잘 보내라고 인사를 하고 우린 집으로 향했다.
아빠가 맛있는 점심을 사 주신단다.
목적지는 조금 멀긴 하지만 제천에 있는 닭 숯불구이집.
아이들과 예전에 간 적이 있는데 무척이나 맛있어 했었다.
가는 길에 주유를 하느라 정차를 했는데 명훈이가 주유하는 걸 구경하려는지 머리를 창문밖으로 내밀었다.
그런데 하필 그 순간 미현이 녀석이 창문을 올려 버렸다.
"아~~~악!"하는 비명을 지르며 난리가 난 명훈이.
놀라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순간 창문을 내리긴 했는데 명훈이 녀석 울음보가 터져 버렸다.
잠시 뒤 귀 아랫쪽쯤에 얼굴과 목부분이 길쭉하고 버얼겋게 부어오른다. 정말 아팠겠구나~!
미현이 녀석, 아빠가 야단을 치자 "오빠가 머리 내민지 몰랐단 말이야~"
그 이후 미현인 잘못을 알고 아무말 없이 말없이 가만히 앉았다.
그만하기 다행이라 생각하자.
식당에 도착할 즈음 전화로 예약을 했는데 명훈아빠가 엉뚱한 집에 전화를 하는 바람에 다른 집으로 들게 되었다. 그 와중에 주차를 길가로 했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출발을 하려는데 뒤쪽 깜빡이가 왕창 깨져 있다. 누군가 박고 그냥 도망을 가버린 것이다.
오늘 여러가지로 일진이 별로 좋지 못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봄볕답지 않게 너무너무 덥다.
반소매를 입고 나갔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많이 힘들뻔했다.

공부방 문제로 어제 지점장과 통화를 했었다.
일단은 환경적인 문제에 대해 개선을 요구해 놓았었는데 이틀동안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도저히 월요일에 명훈이를 그곳으로 가라고 하고 싶지가 않다.
다시 지점장에게 전화를 했고 더 이상 그런 곳에 아이를 보낼 수가 없다고 통보를 했다.
그동안 공부방을 믿고 아이를 맡겼건만 아이들이 이렇게 심한 푸대접을 받고 있었다니 너무 용서가 되지 않는다.
지난주엔 개인사정으로 부모들에게 말 한마디 없이 아이들에게만 통보하고 공부방을 닫기도 했었다.
아이들을 수시로 기다리게 했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그런 일이 있으면 명훈이 녀석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냥 삭이고 말았다니 정말 화가 난다

함께 다닌다는 단미 어머니께도 전화를 드렸다.
내가 느낀 바를 얘기하니 어머니도 월요일에 방문을 해 보시겠단다.
바깥에서만 봐서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면서...
아마 가 보시면 많이 속상하실 것 같다.
나도 그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