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18.gif다음주 토요일이 애들 친할머니 생신이다.
근데 고모님들이 당겨서 내일 생신상을 차리자시네.
그러지 않아 주중에 애들 큰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었다.
아직 어떻게 할지 확실히 모르는 상황이라서 그냥 당직을 섰는데 오후쯤 전화가 왔네.
비가 부슬부슬 내려 오늘 정말 움직이기도 쉽지 않은데 명훈아빠도 너무 바빠서 데려다 줄 수 없다고 하고...

고민고민하다 아무래도 오늘 가야할 것 같아 외할머니께 전화를 드렸지.
애들 준비를 시켜달라고.
당직을 마치고 급히 장양리로 들어갔다.
간단히 저녁식사를 하고 녀석들을 준비시켜 버스정류장에 나왔다.
할머니께서 정류장까지 배웅을 나와 주셔서 수월했다.
버스를 타고 큰댁이 있는 근처에서 내려 비를 피해 상가안으로 들어섰다.
골목어귀에선 녀석들이 신나게 큰댁으로 달려 들어간다.
내일아침 일찍 오겠다고 하다 우리가 나타나자 깜짝 놀래시는 큰어머니.
아침에 나타나면 혼날 것 같아 왔다니 껄껄 웃으시네.

감기몸살로 몸이 힘드신데도 하루종일 음식준비하시느라 혼자 고생하셨단다.
번번히 정말 죄송하기만 하네.
9시쯤 되었을까? 고모님들 몇분이 오셨다.
서울 사촌들도 오고 명훈이랑 미현인 누나들과 노느라 재밌어하고
미현인 언니가 챙겨준 선물(수첩, 연필, 형광펜)에 너무너무 기뻐한다.
제천 고모님이 맛있는 호박떡을 만들어오셨다.
예전에도 한번 먹은 기억이 있는데 정말 맛있는 떡이다.

근데 급히 먹은 탓인지 체했나 보다.
속이 부글거리고 계속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내가 계속 화장실을 들락거리자 명훈이가 쫓아 들어온다.
"엄마, 배아파? 체했어? 내려가라 해줄까?"
"내려가라~ 내려가라~ 쑥 내려가라~"
그렇게 말을 하며 고사리같은 손으로 명치끝을 쭉쭉 쓸어내려준다.
녀석의 처치를 받으며 엄마는 너무너무 행복해졌다.
아마도 할머니한테서 배운 모양이다.
명훈이가 속아프거나 체했을때 할머니가 그렇게 쓸어 주시더니만~
어느새 명훈이가 이렇게 컸을까?
명훈이의 처치덕분인지 엄마는 곧 괜찮아졌지.
명훈아~ 정말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엄만 오늘 명훈이때문에 또한번 많이많이 행복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