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13.gif잘못 먹은 어묵때문에 두드러기가 나서 약을 먹고 있던 명훈이.
그놈의 두드러기가 나왔다 들어갔다 약을 올리며 없어지질 않는다.
약을 타다 계속 먹고는 있었는데 심하면 일요일이라도 나오라는 소아과 선생님.
나갈까 말까 하다 일단 나가보기로 했다.
집에서부터 감기몸살이 오는지 '머리가 아프다, 춥다' 그러던 명훈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소아과에 도착하니 어머나 일요일인데 왠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거야.
대기인원이 20명이 넘는다. 에고 3~40분은 기다려야 겠네.
잠시 앉아 있자니 이내 대기인원이 30명을 넘고 40명이 넘어선다.
환절기라 아픈 아기들이 많은가보다.
3층이라 창문도 열지 않은 소아과 대기실은 사람들이 많아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이러다 멀쩡한 사람도 아파 나갈 것만 같아.
기다리는 동안 명훈인 기운이 없는지 추욱 늘어지며 자꾸 내게 안긴다.
열도 있는 것 같구.
두드러기 때문에 나왔는데 감기때문에 주사 맞게 생겼네.
드디어 우리차례. 열을 재니 38.6
주사를 한대 맞아야 했다. 기침도 심상찮다.
폐렴은 아닌데 기관지가 약한 모양이라고 하신다.
벌써 서너달째 가래기침을 해 대는데 약만 먹여도 괜찮은건지 모르겠다.

병원에 왔다 꼭 들리는 돈가스식당.
명훈인 오늘도 그곳에 들르잔다.
주사맞은 댓가로 맛난 돈가스 한접시 뚝딱 해치우고.
열이 내린 탓인지 이제 조금 기운이 나는 모양이다.
집에 들어가기 아쉬워 큰댁에 가기로 했다.
할머니 드릴 홍시도 사고 녀석들이 먹을 바나나도 사고.
횡단보도 앞에 섰는데 신호가 바뀌질 않는다.
가만히 보니 오늘 무슨 행사가 있는지 풍선에 띠를 두른 자전거 행렬이 한참을 이어진다.
명훈이랑 미현인 누워서 타는 자전거와 둘이서 함께 타는 자전거가 지나가자 신기해 하는 눈치다.
자전거 행렬이 다 지나가고 우리도 횡단보도를 건넜지.
버스를 타고 큰댁에 도착해 할머니께 안마와 뽀뽀도 해드렸다.
녀석들의 사랑표현에 할머닌 많이 행복해 하시는 것 같다.

그렇게 잠시 놀다 다시 집으로 왔지.
엄마도 감기가 오는지 머리가 아파 먹은 약에 취해 해롱해롱.
아빠가 머리 깎으러 간다며 미현이를 데리고 나갔나보다.
뽑기를 했는지 뽑기 여러개를 들고 들어와 누워있는 내게 열어 달란다.
두개를 열어주었는데 또 와서 열어달라며 미현이가 하는 말,
'엄마 미치고 환장하겠지?' 4살짜리가 별 말을 다 하네.
평소 엄마도 말조심을 해야 겠단 생각이 드는 거야.
이제 못하는 말 없고 자기주장도 강해도 말도 잘 들어주지 않는 우리 딸.

일찍 저녁식사하고 일찍 자기로 했다.
명훈인 계속 열이 오르락내리락.
또 얼마동안은 녀석의 열과 씨름을 해야 할 모양이다.
밤사이 잘 자 주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