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02.gif한참전에 흔들리기 시작한 명훈이의 두번째 이.
처음 발견하고 빼러 갔는데 녀석이 아프다고 해서 그냥 왔단다.
조금 더 흔들리거든 오라고 의사선생님이 그러셨다지?
지난주쯤 흔들리는게 예사롭지 않아 뽑아주려 했는데 우리집에 있는 실로는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미룬것이 잘못이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명훈이 입속을 들여다보니
흔들리는 이 뒷쪽으로 얼굴을 내민 놈이 아무래도 새 이빨 같아~
안되겠다 싶어 할머니 서랍에서 실을 찾아 뽑기로 했지.
명훈이랑 마주앉아 이에 실을 묶었다.
하나~ 둘~ 셋!
잘못 묶었는지 실만 빠져버리네.
다시 한번 하자. 이번엔 좀 더 꼼꼼하게 깊게 묶었지.
그리고 하나~ 둘~ 셋!
두번째로 흔들리던 이는 그렇게 간단하게 빠져버렸는데...

문제는...
이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 버렸다.
흔들리던 이를 너무 오래 내버려 두어 새이가 자리를 잘못 잡고 뒷쪽으로 얼굴을 내밀어 버렸네. 어쩌지~
비뚤어졌어도 너무 비뚤어져버렸어.
너무 속상해.
이쁜 얼굴에 못난 앞이빨을 가지게 되었으니...
속상한 맘에 계속 '못생긴 이, 삐뚤 이~'하고 몇마디 했더니만 명훈이도 속상했나보다.
이 얘기만 나오면 울먹울먹 글썽글썽이네.

'엄마~ 내일이 추석이야. 추석에 둥근 달을 보고 소원을 비는 거야?'
'응~ 그러는 거래!'
'그럼 소원은 말로 하는 거야. 속으로 하는 거야?'
'그건 마음대로지~ 왜?'
'그럼 나도 소원빌거야!'
'소원인 뭔대?'
'으~응. 이빨이 예쁘게 되게 해 달라고... 엄만 무슨 소원 빌거야?'
'엄마두 명훈이 이빨 예쁘게 자리잡게 해 달라고 빌어줄께!'
'좋아! 그런데 엄마 소원 빌면 이루어져?'
'착한 일 많이 하면 아마도 그럴껄~'
자리를 잘못 잡은 이가 예쁘게 될 수는 없겠지만 소원이란게 너무 귀엽다.

명훈아! 너무 걱정은 하지 마라.
영~ 보기 싫을 것 같으면 엄마가 돈 많이 벌어서 네 이빨 예쁘게 교정해 줄께.
알았지?

모두 모여 송편을 빚었다.
엊그제 어린이집에서 만들어봤다며 신나게 송편을 만드는 녀석들.
송편을 다 빚고 부치기에 넣을 배추를 뜯으러 옥상에 가기로 했다.
명훈이 미현이 나 그리고 큰엄마가 함께 옥상에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집에 있는 개가 어찌나 사납게 굴든지...
큰엄마가 개한테 다리를 물리는 사고가 나고 말았다.
몽둥이를 들고 우리를 막아주려다 살기를 느낀 개한테
무릎 뒷쪽에 이빨 자국이 나 버린 거다.
괜히 우리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아 너무 죄송하네.
할머니도 화가 나셨다.
개집 입구를 콱 막아 버리셨다.
'엄마, 개가 감옥에 갇혀버렸어~'라며 명훈이가 달려온다.
주인도 몰라보는 나쁜 놈의 개~

마침 약국이 문을 닫지 않아 약을 사다 드시긴 했는데 저녁내 다리가 아프다고 하신다.
괜찮으셔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