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쓰는 명훈 육아일기
글 수 556

icon/05.gif아침식사를 마치고 운동삼아 물한통과 디카를 챙겨서 뒷동산엘 오르기로 했다.
해님은 아직 구름속에 있어 덥지도 않고 신선한 공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었다. 밤사이 내린 비에 길가 풀들이 젖어 바지가랭이는 엉망이 되었지만 모처럼의 산보에 그야말로 신바람이 났다.
오르는 길목에 과수원과 밤나무 밭에 주려 했는지 커다란 똥통이 2개나 보이네. 고약한 냄새가 난다며 코를 쥐어잡고는 숨을 멈추라며 소리소리 지르며 재밌어한다. 질척하게 물이 고인 바닥을 지나고 언덕을 오르자 아랫마을이 조그맣게 내려다 보인다.
두손을 입가에 모으고 힘차게 ‘야호~!’
낮은 뒷동산에 메아리가 들릴리 없건만 명훈인 자기 목소리가 다시 들린다고 좋아하네. 아카시아 꽃잎이 하나둘 떨어져 하얀 천을 깔아놓은 듯한 산길에 두녀석이 끌어안고 이쁜 포즈로 한 컷!
40여분 올랐을까? 미현인 다리가 아프다며 업어달라 징징거린다.
아빠한테 혼난다며 극구 사양하는 할머니등. 아빠한테 얘기 안한다는 조건으로 할머니등에 업혀 행복해하는 미현이. 그러나...히히히. 내가 아빠한테 보여줄 결정적 증거(?)를 찍어두었다는 사실을 미현이가 알까?
다음엔 3번째 똥통이 있는 곳까지 가 보기로 하고 오늘은 그만 내려오기로 했다. 다시 흙탕물이 잔뜩 고인 곳에 왔을때 미현이를 업자, 명훈이가 자기까지 업으라네. 지난번에 끙끙대며 함께 업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를 기억했나보다.
“그래, 어디한번 해 볼까? 으라찻차~”
“와~ 우리 엄마 정말 힘쎄다!”
난 쓰러질 것 같은데 두녀석은 등에서 난리 부르스다. 흙탕물 바닥을 지나 뽀송한 곳에 두녀석을 내려놓고 나니 다리가 후들후들. 에고고 쓰러지겠네.
거의 다 내려왔다 싶을 즈음 녀석들이 내리막길을 달리기 시작한다.
위험하다고 소릴질러도 1등을 하겠다며 흥분을 하곤 멈추질 않는다.
할머닌 양손가득 나물을 뜯어오셨다.
아침부터 운동을 했으니 오늘 점심은 엄청 맛있겠는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