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06.gif감기탓에 입맛을 잃은 미현이.
아직까지도 여전히 먹을 것이 당기지 않는 모양이다.
식구들이 모두 감기에 걸려 난리도 아니다.
나도 목이 어째 칼칼하다 싶더니만 목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게다가 어제 사무실회식한다고 무리를 했더니만 오늘은 정말 지쳐 쓰러질 것 같다.

퇴근시간에 맞춰 미현이를 데리고 소아과엘 들렀다.
"엄마, 나 소아과 안~ 가!"
얼마전 열이나서 엉덩이에 주사한대 맞더니만 병원에선 매일 주사만 주는 줄 아는 모양이다.
많이 나았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의사선생님 말씀.
감기가 심한 아이들을 위한 흡입치료를 해 주셨다.
미현인 전에 한번 물고기 모양의 마스크를 쓰고 흡입하던 것을 잊지 않았었나보다.
오늘도 자기가 붙잡겠다더니 10여분이 넘도록 잘도 붙잡고 있다.
치료가 끝나고 약을 타고 일식집에 들러 점심을 했다.
미현인 점심도 여전히 No~
맛살과 우동 몇줄 받아 먹은게 고작이다.

명훈이가 화장실엘 가겠단다.
방금전 쉬를 한다며 다녀왔는데 이번엔 응가가 마렵다나~
내가 엉덩이를 닦아주려 갔더니만 화장실문을 안쪽에서 잠가 버린다.
"엄마~ 내가 똥도 혼자 닦았어~"란다.
물 내리는 소리도 없었는데 혼자 다 했다며 너스레를 떨고 있는 명훈이.
변기도 조용하고 녀석의 엉덩이를 내려 보니 응가는 하지도 않은 것 같고, 벽에 걸린 화장지는 지금 막 리필을 했는지 끝을 풀지도 않았는데 엉덩이를 닦았다니...
녀석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명훈아, 솔직히 말해봐. 응가했다는 거 거짓말이지?"
아니라며 우겨대더니 들켜버린 것이 억울해서 삐죽거리더니 기집애처럼 울어버린다.
"거짓말하고 뭘 잘 했다고 우는거야. 응? 화장실가서 물장난하고 싶으면 그렇다고 솔직히 얘기하고 와야지. 누가 거짓말을 하고 그래?"
자기 거짓말에 속는 어른들이 재밌다고 계속 거짓말을 하면 곤란하니까 이젠 거짓말 안한다는 답을 받아내고 용서를 해 주었다.

집으로 돌아왔다.
명훈인 방금전 야단맞은 것이 아직도 억울한지 삐죽삐죽 훌쩍훌쩍이다.
감기약을 먹은 탓에 미현이와 난 졸음이 쏟아지고 명훈인 옆에 누웠다 긴 낮잠을 잤다.
일어나보니 벌써 저녁 6시반.
정신을 차리고 오늘은 체육관에 가서 물을 떠오기로 했다.
신이난 두 녀석을 데리고 체육관에 들러 철봉도 하고 늘 하던 자리에서 숨바꼭질도 했다.
모처럼 나와서 그런지 몹시도 즐거워한다.
저녁은 아빠가 김밥 도시락을 사 주시겠단다.
소고기김밥과 유부초밥을 사 들고 돌아와 방금 떠온 물과 함께 앉았다.
그런데 어머나.
명훈이 녀석 소고기김밥이 입맛에 맞았나보다.
그 작은 배에 김밥도시락 하나를 다 먹어 치웠으니.
그리곤 한다는 말이 "엄마, 오늘 김밥 정말 끝내주게 맛있었지?"
이젠 애같지가 않다니까.
미현인 저녁도 여전히 No~하고는 우유만 한컵 마신다.
큰일이네. 우리 먹쇠과장님이 빨리 입맛을 찾아야 할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