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04.gif<47개월 26일째> 흐리고 비

요즘 통 낮잠도 없고 두녀석 몹시 피곤해 보이길래, 어제는 7시반경 일찍 잠을 재워버렸다.
아침 7시경, 눈을 먼저 뜬 명훈이가 손가락으로 나를 쿡쿡 찔러댄다.
일어나라는 거다.
"엄마, 도대체 언제까지 잘건데?"
"엄마 조금만 더 자자~ 응? 미현이 일어날때까지만..."하며 미현이를 핑계로 한참을 더 이불위에서 뒹굴렀다.
8시가 조금 넘었을까?
바스락거리며 미현이가 움직이자 명훈이 왈,
"드디어, 일어 나셨군!"
잠을 실컷 잔 탓에 아침부터 기분이 몹시 좋다.
내가 아침을 준비하는 동안 싸우지 않고 놀기로 약속하고 블럭놀이도 하고 그네도 타고..
"와~, 미역국이다. 나~ 미역국 정말 좋아하는데.."하며 밥한공기 말아 두 녀석이 뚝딱!
이제 배도 채웠겠다.
미현인 벌써부터 운동하겠다고 런닝머신위에 올랐다.
사실 런닝머신은 두 녀석들 장난감이 되어 버렸다.
미현인 거기 올라섰다 몇번을 떨어져 울고 난리를 쳤는데 또 올라간다.
에고고. 대책 안서는 우리 딸래미!

"엄마, 그런데 하늘에서 내리는 눈도 Snow구, 얼굴에 있는 눈도 Snow야!"
"아니, 얼굴에 있는 눈은 Eye라고 해. Eye(아이)!"
"에이 뭐 그래, 똑같은 눈이잖아!"

겨우내 집에 계시던 할아버지가 날이 풀려 다시 일을 하러 수원으로 가시게 되었다.
"명훈아, 이제 날이 따뜻해져서 오늘 할아버지가 일하러 멀리 가신데!"
"정말, 와! 신난다."
"명훈아, 할아버지가 멀리 일하러 가신다는데 신나?"
"응!"
"왜?"
"난 할아버지가 싫어~!"
"왜 싫은데?"
"응, 할아버지가 할머니랑 자니까~!" ㅎㅎㅎ
난 또 할아버지가 두녀석들한테 소리버럭 지르는 때문인가 싶어 내심 뜨끔했었다.
그런데 뭐라구?
자기가 좋아하는 할머니 옆에서 할아버지가 잠자는게 싫었던 모양이다.
할머니께 얘기해 드려야지.
할머니 정말 웃으시겠다. 그치?
아이들 생각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