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월 01일째> 정말정말 춥다.

외가댁엔 안방에도 TV가 있다.
작년 추석땐가 오래된 TV가 고장난 줄 알고 할머니가 큰맘먹고 TV를 장만하셨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고장이 아니였던 것이다. 그래서 TV가 2대가 되었다.
내가 학생들 퀴즈프로 '골든벨'을 보려고 거실 TV를 켜니, 명훈인 요즘 한창 인기있는 '공포의 쿵쿵따'를 보겠다며 빨리 그채널로 돌리라고 성화다.
내가 계속 우기며 채널을 양보하지 않자, 명훈이 녀석
"에이, 내가 안방으로 가는게 낫겠다.~!"하며 안방으로 가버린다.
에고고 민망해라.
고작 TV채널 갖고 우겨 애보다도 못한 엄마가 되고 말았다.

날씨가 너무 추워 얼마동안 애들은 외가에 두기로 하고 명훈아빠와 나만 우리집으로 나왔다.
전화를 하니, 명훈이가 베지밀을 먹겠다고 베란다고 나간사이 미현이가 오빠뒤를 따라 갔다가 문틈에 손을 찧고 말았단다.
명훈이가 미현이 손이 끼인줄 모르고 문을 닫아 버린 것.
하나도 아니고 손가락을 세게나 찧어 울고불고 한참동안 숨이 넘어가게 울었단다.
타박상 연고 발라주고 붕대로 싸매주었는데, 미현이 녀석 붕대같은 거 싸매고 있을 성격이 못되어 금세 풀어버렸다지?
명훈이에게 "명훈아, 미현이 또 아프게 했어?"라며 야단치려는데 "엄마, 내가 몰라서 그랬어!"란다.
그래, 이미 일은 벌어졌고, 그만한게 다행이라 여겨야 겠지.
몰라서 그랬다는 데 야단을 치면 무엇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