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5월 17일(금) 비

오늘 미현이 돌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미현이가 무대에 적응을 못하는 바람에 명훈이 세돌사진만 한장 더 찍었다.
명훈인 파일럿 옷을 입으라니 안 이뻐서 싫단다(색깔이 군복색깔 – 쑥색).
그럼 뭐 입을거냐고 물었더니 빨간 중국사람 옷을 입겠단다.
그런데 그 옷이 명훈이에겐 너무 크다.
파일럿 옷에 그려진 노란 코알라 그림으로 명훈이를 꼬셔, 명훈인 멋진 비행기 조종사가 되었다.
표정도 얼마나 이쁘게 웃는지 사진이 정말 이쁠 것 같다.
“엄마, 미현인 울보야. 울보”
미현이가 계속 울어대기해 사진을 못 찍게 되자 보다못한 명훈이까지 그렇게 얘기를 한다.
“명훈아, 그래도 미현인 네 동생이잖니. 울면 명훈이가 잘 달래주어야 하는 거야!”
“으~응!”
오늘 사진관 소동은 그렇게 막을 내리고, 미현이 돌사진 찍기는 아쉽지만 더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명훈이와 난 우리집으로 향했다. 외할머니와 미현인 사진관 차로 다시 외가댁으로 가고…
집에 도착해서 명훈아빠와 종합운동장 트랙을 몇바퀴 돌기로 했다.
내일 있을 시민달리기대회를 위해서다.
보슬비가 약간 내려, 명훈이에게 모자를 씌우고 운동장으로 향했다.
명훈인 내가 뛰기 시작하자 ‘엄마, 같이 가요!’를 외치며 열심히 쫓아온다.
그러다 아빠와 보조를 맞추며 힘들텐데도 1번 레인이 400m나 되는 트랙을 두바퀴나 돌았다. 내가 다섯바퀴를 돌고, 이제 명훈아빠 차례.
트랙을 두바퀴나 돌았다면서 또 뛰겠단다.
결국 반바퀴를 더 돌고 나머지반은 내등에 업혀 나와 얘기하며 돌았다.
아빠가 다 뛸 동안 명훈이와 난 벤치에 앉아 얘기도 하고 동요도 불렀다.
명훈이의 기분이 한껏 좋아 보인다.
운동을 마치고 가지고 온 물통에 물을 떠서 집으로 돌아왔다.
명훈인 달리기 한 것이 신이 나서는 계속 운동하는 흉내를 낸다.
그리곤 하품을 쌔액 쌔액.
“명훈이, 졸리니?”
“으~응!”
“잘래?”
“예, 우리 조금만 자고 일어나자!”라고 늘 자는 것이 아쉬워 하는 말을 남기곤 금새 쌔근쌔근 잠이 들어버렸다.
오늘 좀 무리를 한게 아닌가 싶다.
내일을 피곤해서 일찍 못 일어나겠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