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개월 29일째> 맑음

주말이라 어제저녁에 미현일 데리고 나왔다.
할머니랑 안 헤어지겠다고 울던 미현인 내 등에서 잠이 들더니 아침까지 장장 12시간을 그대로 자 버렸다.
피곤이 다 풀렸겠네.
두 녀석을 데리고 있자니 하루종일 티격태격에 둘중하나는 울음보따리.
울고, 울고, 또 울고 에구구.
할머니가 정~말 힘드시겠다.
점심을 먹이려 밥상을 내왔다.
밥두그릇, 물두컵. 거기다 명훈인 수저도 꼭 어른수저라야 한다.
큰수저로 먹으면 자기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지~
명훈이 미현이 두입에 번갈아 먹여대자니 내 손이 몹시도 분주하다.
그 와중에 미현이가 두번씩이나 물컵을 엎질렀다.
화가 나서 큰소리를 냈다.
"아이구, 미현아! 너 왜 자꾸 그러니? 좀 조심해야지!"
내 야단에 미현이가 서러웠는지 안방 아빠한테로 울며 쪼르르 달려간다.
미현이가 가고도 내가 야단을 치고 있으니, 명훈이가 하는 소리!
"에그 엄마! 그래도 미현이가 엄마를 얼마나 믿는데 그러면 안되지~!"
명훈아! 넌 도대체 애야 어른이야!

지난겨울, 너무 추웠던탓에 올겨울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명훈아빠가 바람을 막아보겠다고 나섰다.
컴퓨터방과 안방창문에 스티로폼을 대느라 작은톱에 칼에 공사분위기를 내자 두녀석이 안방창에 기대어 그걸보겠다고 난리도 아니다.
한참을 구경하다 하품을 한다.
명훈인 안자겠다고 우기더니, 미현이보다 더 먼저 쌔근쌔근 낮잠에 빠졌다.
한시간쯤뒤, 미현이가 울며 일어난다.
거실에 나와 미현일 안은채 잠깐 졸았나보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미현이도 이상하게 조용하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어머나! 미현이도 앉은채 졸고 있는 것이다.
다시 방에 누이니 피곤했는지 정신없이 잠을 잔다.
그래, 그렇게 소란스럽게 노니 피곤하지?
명훈아, 미현아!
우리 조금만 조심스럽게 놀자꾸나.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