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가 하시던 일을 그만 두셨다.
그래서 외할머니댁에 놀러가기로 했다.
미현인 할머니 만날 생각에 설레이기까지 하단다.
외할머니가 키워 주셨으니 각별한 정이 있는 듯 싶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버스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섰다.
할머니댁 김치통과 녀석들 갈아입을 옷 그리고 할머니께 드릴 선물.
짐은 몇가지 되지 않지만 부피때문에 무척이나 많아 보인다.
그렇게 정류장으로 가는 길.
"미현아, 엄마가 짐이 많아 무거운데... 좀 들어주면 안될까?"
"어우~ 이렇게 연약한 나에게 짐을?"
미현이의 표현에 그저 피식 웃음만 나올 뿐이다.
오빠랑 싸울 때 보면 더 이상 연약해 보이지 않던데~~~

버스에서 내리자 뒤도 안 돌아보고 달리는 녀석들.
마침 '집에 방충제를 쳐서 피신을 왔다'며 애들 작은 외삼촌 가족이 와 있었다.
명훈인 얼굴도장 찍기 바쁘게 석호에게 달려간다.
미현인 동생들이랑 노느라 나름대로 즐거워하고...
점심으론 삼겹살을 먹기로 했다.
석호도 불러 조촐한 잔치상(?)이 벌어졌다.

오후내 즐겁게 놀던 녀석들.
할머니와 내가 거실에서 이야기 꽃을 피우려는데 안방에서 비명과 함께 울음소리가 들린다.
명훈이 녀석이 창문틀에 올라갔다가 떨어지면서 가구 모서리에 뒷머리를 부딪힌 모양이다.
방금 전에 미현이와 석호가 올라가길래 야단을 쳤었는데....
얼마나 속이 상하던지 녀석이 아프건 말건 엉덩이를 두어대 때려주었다.
석호야 야단칠 수 없고 애꿎은 미현이와 명훈이만 등짝을 여러번 맞아야 했다.
위험한지 안한지 구분도 잘 안되니 아이들은 정말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