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 오빠는 엄마옆에서 잠이 들고 미현인 안방에서 할머니와 잠을 청했다.
가만히 누워 있자니 미현이가 "할머니, 아빠랑 엄마가 없으면 개밥에 도토리야?"
"그러~엄, 개밥에 도토리지~!"
"그러면 할머니가 없어도 개밥에 도토리야?"
"그러~엄, 더더욱 개밥에 도토리지~!"
"할머니, 내가 오빠를 약올리면 오빠가 나를 때리지?"
치~ 알건 다 알면서 자꾸 오빠를 약올리는 걸 보면 미현인 오빠가 징징거리는 걸 즐기는게 틀림없다.

오늘은 꼭 어린이집엘 가겠다던 미현이.
정말 갈거냐고 확인했더니 그런다네.
그럼 얼른 아침먹고 준비해야지.
미현이가 가면 할머닌 모처럼 오전시간에 자유를 얻으셨네.
이참에 미용실가서 머리를 하고 오시겠다는 할머니.
준비를 마치고 아빠를 기다리는 동안 어린이집에서 싹트여왔던 꽃이 꽃을 피우려 하고 있어서 사진을 찍기로 했다.



그래서 나갔는데 두녀석이 또 아웅다웅하며 싸워대네.
상황판단에 의해 엄마의 손이 올라갔지.
그런데 미현이 왼쪽뺨을 때린거야.
순간, 엄마도 엄마의 잘못을 깨달았지만 조금 늦은 것 같아.
아무리 화가 나도 뺨은 안 때리겠다고 맘 먹었었는데... 미현이가 상처받았을 것 같다.
"으앙. 할머니~ 엄마가 때렸어"하며 달려들어가는 미현이.
그치만 잠시뒤 조금 진정하고 다시 나왔어.
언제 그랬냐는 듯 밝은 얼굴로 사진을 찍었지.
그래도 엄마맘은 계속 찜찜한거야.


아빠차를 타고 출근을 하는 길.
"미현아, 아까 엄마가 미현이 얼굴 때려서 정말 미안해~"
내 사과에 미현인 입을 삐쭉빼쭉거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할머니를 시내에 내려드리고 다시 병원으로 향했지.
"안녕~" 인사를 하며 녀석들은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멀어지는 차를 보며 엄만 잠시 생각에 잠겼어.
아무리 생각해도 미현이 얼굴을 때린건 엄마가 잘못한거야.
미현아, 아깐 엄마가 정말 미안해!

얼마전부터 젤리타령을 하기에 점심시간에 짬을 내에 부식가게엘 들렀다.
그곳에선 마트보다도 2000원이나 싸거든.
퇴근시간, 아빠가 저녁을 사준다네.
녀석들 기다릴까봐 저녁먹고 간다고 전화를 하니 벌써 나가서 기다리고 있는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식사를 하고 들어가는 길인데 명훈이에게서 전화가 오네.
엄마랑만 맛있는거 먹었다며 아빠가 약을 올리니 "그럼 왕주먹돌리기 한다~"하며 명훈이가 엄포를 놓는 중에 내가 전화를 받아 들었다.
"명훈아~"하며 부르니 "엄마~ 내가 아빤줄 알았어. 소리질러서 미안해!"
가끔 아이답지 않고 어른같아 엄마를 놀라게 한다.


집에 도착하니 젤리통이 반가워 미현이가 신이났다.
밥먹으면 젤리를 주겠다니 열심히 저녁을 챙겨먹고 양손 하나가득 젤리를 담아든다. 그리곤 누가 빼앗을까봐 책상서랍에 넣어 놓고는 하나씩 하나씩 꺼내다 먹으며 맛있다고 연신 내게 뽀뽀를 해댄다. 귀여운 녀석들!
모처럼 어린이집엘 간 미현이가 친구들과 있었던 얘기를 재잘거린다.
"엄마, 나 친구랑 싸웠다!"
"왜? 오랫만에 가서 싸우면 어떡해?"
"친구가 자꾸 나를 화나게 하고 때리잖아!"
"그래서 맞기만 했어?"
내말을 듣고 있던 명훈이가 끼어들며 한마디한다.
"미현아, 친구가 때리면 너도 콱 때려주지~!"
"그래서 나도 때려줬어~~"
"미현아, 그런데 선생님이 가만히 계셨어?"
"아니~ 선생님이 '하지마~'라고 그랬어!"
"그것봐라. 선생님도 싸우는거 싫어하지? 이제 싸우지 마~"
"응~"

친구랑 싸웠다더니 잠든 미현이 꿈속에서도 싸우나보다.
"안돼~ 내꺼야. 내놔"하며 눈물까지 흘리네.
미현아, 그러다 너 주먹 너무 세어지는 거 아니니?
이젠 친구 때리고 오면 못 쓴다.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