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되자 미현이가 또 열이 나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색이 병원에 근무하면서 큰병원 데려올 생각도 않고 개인병원만 전전해서 그런가싶어 잠도 안오고 걱정만 된다. 냉장고 하나가득한 약보따리를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오네.
해열제를 먹이려 냉장고를 열었는데 해열제, 지사제, 안약에 이비인후과, 소아과 약으로 가득한 것을 보니 더 기가 막히다.
밤새 기침하며 뒤척이다 잠을 설친 미현인 눈에 눈꼽이 잔뜩 끼이고 코도 콱 막혔고, 목소리도 안나오고, 귀도 아프대고 그야말로 종합병원을 차렸다.
그래도 오늘아침은 밥을 먹겠다고 밥상앞에 들어 앉는다.
병원을 데려갈까말까 하다 일단 혼자 출근을 하기로 했다.

출근해서 있자니 영 맘이 안놓인다.
소아과 접수를 하고 애아빠에게 부탁을 해 미현이가 병원으로 나왔다.
외할아버지도 이비인후과 수술을 위한 수술전 검사가 오늘 있으시다.
다행이 시간대가 다 비슷해 오빠 어린이집 끝나는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미현인 소아과 진찰하러 할아버진 방사선과로 CT촬영하러 가셨다.
의사선생님이 청진을 하며 ‘미현이 숨좀 크게 쉬어 볼래?’ 했더니만 배만 들이밀었다 내밀었다 하며 웃고 있는 미현이. 미현이가 병원놀이 하는 것으로 착각하나보다.
그간 중이염으로 이비인후과를 찾은 내용과 미현이 상태를 말씀드렸다.
인파선도 많이 부었고 숨소리가 조금 이상하다며 흉부촬영을 해 보기로 하고 사진을 찍었다.
하나, 둘, 셋!
미현인 흉부촬영을 하며 얼굴에 함박웃음을 보인다. 치~ 얼굴사진 찍는줄 아나보네~

잠시뒤 결과가 나왔는데 심장 뒤쪽으로 폐렴증세가 있긴 한데 입원치료를 할 정도는 아니란다.
중이염도 이렇게 오래가는 경우는 드문데 아마도 귀에 튜브박는 수술은 해야할 듯 싶으시다네.
이비인후과 약과 겹치지 않도록 처방을 해 줄테니 이비인후과 약과 함께 먹이란다.
이비인후과약 하루 2번, 소아과약 하루 4번. 약복(?)이 터져버렸네~
그새 할아버지도 수술전 검사를 모두 마치시고 오셨다. 시간은 딱 오빠가 끝날 시간이다.
비는 주적주적 내리는데 미현인 모자달린 잠바가 재밌는지 모자를 쓰고 비가 오는 쪽으로 가보네.
아빠차가 도착하고 명훈인 어린이집에서 만들었는지 멋진 왕관을 쓰고 있다.
‘안녕, 빠이빠이, 조금있다 보자!’ 인사를 하고 차문을 닫았다.
점점 작아지는 미현이 얼굴이 너무 안쓰럽네. 미현이가 빨리 나아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