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목욕을 하겠다고 나서자 명훈이가 삐졌다.
“나도 목욕하고 싶은데...”
미현이도 가만있을 리가 없지!
목욕물이 채 받아지기도 전에 옷부터 훌러덩 벗어던지는 녀석. 급하긴!
시샘이 많은 미현이가 먼저 목욕을 시작했다.
명훈인 자기먼저 안시켜줬다고 입이 댓발이나 나왔다.
“명훈아, 미현인 추워서 덜덜 떨었어. 그것봐. 미현이 목욕한 다음에 하니까 화장실이 따뜻하잖아. 좋지?”
“응. 히히히~!”
평상시 같으면 벌써 잘 시간인데 목욕덕분인지 쌩쌩하다.
색연필을 꺼내 거실 하나가득 책을 펼쳐놓고, 미현인 바나나, 우체통, 파란풍선이 있는 아가색칠북으로 열심히 칠한다.
명훈이가 엎드려 공부한다고 하다가 미현이 색칠북을 건드렸더니 “오빠, 나 색칠하는거 훼방하지 마~!”란다.
에구. 훼방? 그렇게 어려운 말은 또 어디서 배웠누~

“엄마~ 바나나가 먹고 싶다~!”
미현인 자려고 눕기만 하면 꼭 뭘 먹겠다고 저런다.
결국 일어나 바나나 하나, 우유 한컵, 에구구 거기다 밥까지 먹겠다네.
미현아~, 너 너무 한거 아니니? 잠자리에...
아니나 다를까? 미현이가 딸꾹질을 시작한다.
앉아서 계속 딸꾹질을 해대는 미현이.
너무 놀라도 안되니 살짝 “왁~”하며 가슴을 쳤다.
녀석, 놀라기는커녕 재밌다고 계속계속 “왁~”하고 놀래 달란다.
몇 번을 한끝에 딸꾹질이 멈춘 것 같다.
“와~ 미현아, 이제 딸꾹질이 멈췄나보다. 그치?”
“아니~ 이것봐 ‘딸~ 꾹~ 질~! 여~’”하며 말로 딸꾹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