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월 02일째> 맑음

어제저녁 아빠가 사온 스폰지 케잌을 아침부터 한입 가득 물고 먹었다지!
아빠가 "미현이 뚱뚱하니까 먹지마!"라고 했더니 "뚱뚱 아니!"라고 우겨대더래.
요즘 미현이 덩치가 장난이 아니다.
잘 먹고 건강한 것도 좋지만 사실,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한다.

"엄마, 난 오늘 할머니랑 잘꺼야. 미현이나 데리고 가!"
녀석, 어째 요즘 그말 안한다 했드니만 또 하네~
"미현아, 미현이 아빠 뿡뿡타고 엄마아빠집 갈거야?"
"아빠 뿡뿡 아니, 아빠 빵빵!"
결국 미현이만 데리고 우리집으로 나왔다.
퇴근하면서 샀던 고구마순과 오이 2포기 그리고 할머니댁에서 분양해온 호박 몇포기.
그걸 심으려고 텃밭에 있는데 미현인 "따총따총 띠띠야!"를 치겠다며 우겨댄다.
미현이의 발음상 "따총따총 띠띠야!"는 "깡총깡총 토끼야!"다.

어제 외할머니가 우리집에 와 텃밭을 파고 비닐을 씌워주셨다.
할머니 혼자 가시려는데 명훈이가 굳이나 따라 가겠단다.
오빠가 가버리고 혼자 남게 되자 계속 오빠를 찾는 미현이.
그런 녀석을 꼬셔보려 피아노를 열고 산토끼를 너댓번 연주했나보다.
그랬더니만 오늘 아빠차를 타고 오면서부터 "따총따총 띠띠야!"를 노래한다.
피아노 뚜껑을 열어주니 순서대로 눌러가며 "뭐지?"
음의 높고 낮음을 아는 듯 했다.
아주 낮은 음과 아주 높은 음을 치며 "뭐~지?"
쇼핑카트에 담긴 못생긴 인형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다 "엄마~ 자자"라더니 안방으로 들어간다.
누워서도 까불기는 마찬가지.
"미현아, 잠 안자면 꼼쥐가 나타난대!"하며 벽을 벅벅 긁어대자 이불을 푸욱 뒤짚어쓴다.
그리곤 금세 쌔근쌔근.
미현아, 이 말괄량이 우리 딸.
이쁜 꿈꾸고 잘자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