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 4일(화) 맑음

따르릉!
아침 7시반, "미현이가 열이 많이 난다! 몸도 많이 뜨겁구"하며 할머니가 걱정스레 전화를 하셨다.
명훈이도 감기증상이 있어 두녀석의 진료를 위해 함께 나오도록 했다.
"엄마, 난 진료 안받아! 주사도 안 맞을거구!"
녀석이 먼저 선수를 친다.
미현인 집에서도 토했다더니 병원에 오는 동안도 할머니등에다 하얗게 토해놓았다.
왠만해선 아픈채를 하지 않는 녀석인데 오늘은 심상치 않다.
아니나 다를까? 병원에 도착해 측정한 체온이 38.9도.
의사선생님은 엉덩이에 해열제를 한 대 놓아주신다.
기운없이 축 쳐다있다가 엉덩이에 주사바늘을 꽂자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어댄다.
목에 염증도 있고, 많이 부었단다.
할머니한테 안겨있다 주사를 맞은 탓인지 내게 오겠다며 양팔을 벌린다.
한참을 안아 위로를 해 주었다.
에고 불쌍한 녀석! 아프지 말아야지!

자긴 진료도 안받고 주사도 안 맞는다더니, 이젠 컸다고 울까말까 폼만재다가 입도 잘 벌리고 '치이익'하고 목에 약을 쏘는데도 얌전히 잘 있다.
명훈이도 목에 염증이 있어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
약조제하는 동안 명훈이와 신발가게에 잠시 들렀다.
명훈인 한사코 빠알간 샌들을 신겠다고 우기더니, 바닥에 걸려 자꾸 넘어질 듯하다.
"명훈아, 이 신발은 걸려서 자꾸 넘어질 것 같은데, 아무래도 탑블레이드 운동화로 바꿔 신어야 겠다. 그치?"라고 했더니 이젠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다시 신발가게에 들러 운동화로 바꾸어 신더니 이제 잘 달릴수 있다며 신나게 달려간다.
두아이와 힘드실 것 같아 택시를 태워 보내드리고 전화를 했다.
미현인 그 힘든 몸을 하고서도 벌써 일어서 놀고 있단다.
미현아! 몸도 아픈데 오늘은 그만 쉬는게 어떻겠니?
그렇게 몸을 혹사하면 금방 낫지 않을텐데.
명훈이도 미현이 아프니까 잘 돌보아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