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1월 23일(금)~25일(일) 맑음

새벽 6시!
명훈이 혈액검사를 했다.
오늘 혈액검사에 혈액형 검사도 부탁했다.
어차피 피를 뽑으니까...

열이 내려서 다 좋아졌을 것 같았는데 아침 회진때 선생님 말씀은 그게 아니다.
열경기로 인해 몸속의 기관들이 일시적으로 제 기능을 해주지 못해서인지 아님 다른 어떤 문제가 있어서인지 혈액검사결과 백혈구랑 혈소판 수치가 정상인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고 하신다.
보내주고 싶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혈액검사소견상 그러니 퇴원이 안된단다.

우린 다시 심각해졌다.
명훈인 손에 다시 수액을 달아야 했고, 간호사는 이상한 말까지 한다.
혈액검사 결과가 나빠 혈액암 담당선생님과 명훈이 챠트보고 상담을 한 대나 뭐래나...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그래도 혈액암 어쩌고 하니까 괜히 겁이 덜커덩 난다.

저녁무렵 레지던트 선생님이 우리방엘 들르셨다.
혈액학 선생님이 보시고 일시적인 현상같다고 하셨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정말정말 다행이다.
명훈이 혈액형은 B형이란다. 명훈아빠도 B형이다. 난 AB형이고..

이제 다 나은 것 같은데 명훈인 또 수액병을 달았다.
그래도 녀석, 이제는 적응이 된 것인지 다른 한 손만으로도 그림도 그리고 귤도 까먹고 한다.
외할머니가 미역국을 끓여 외할아버지편에 보내 주셨다.
명훈인 그 미역국에 밥을 반공기씩 말아 다 먹어치웠다.
그리고는 응가하느라 바쁘다.
정신없어 지나쳤는데 오늘이 외할아버지 생신이셨던 것이다.

토요일 오후, 명훈인 수액줄을 뺐다.
아침 회진때 담당선생님이 빠지면 다시 달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주말을 명훈인 병실에 마련된 놀이방과 병실을 오가며 놀았다.
움직이는 의자(휠체어)를 태워달라고 해서 병실을 몇바퀴돌기도 하고...
일요일 낮에 외할머니와 미현이가 왔다.
미현이 끌어안고 뽀뽀하고 둘이 엉겨붙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또한 흐뭇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