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0월 28일(일) 흐림

충주에서 하프마라톤대회가 열린다.
지난주 춘천 동아마라톤에 이어 명훈아빠가 이번에도 참가신청을 했었다.
오늘은 미현인 할머니댁에 두고 명훈이랑 명훈아빠랑 다녀오기로 했다.
사진기도 챙기고 해서 8시가 넘어서 출발했다.
명훈아빤 흐린 날씨탓에 걱정을 한다.
비가 오면 발에 물집이 잡혀 다음주 서울 중앙일보마라톤에 참가 못하기 때문에 포기한단다.
다행스럽게도 꾸물거리던 하늘이 개회식이 시작되자 맑아지려고 한다.

하프코스, 10Km 참가선수들은 출발지점으로 이동하고, 운동장에 5Km 선수들만 남았다.
내빈으로 참석한 사람중 영화배우 이경영, 하희라씨와 마라토너 황영조 선수(지금은 감독)가 소개되었다.
내려다보니 운동장에서 황영조선수가 5Km를 함께 달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명훈이를 데리고 얼른 내려가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명훈인 낯설은 탓인지 싫다고 우기더니, 황영조선수가 번쩍 안아들고 카메라를 보자 자기도 히죽거린다.
명훈이에게 추억에 남을 그런 사진이 되었다(잘 나와야 할텐데...).

10Km 주자들이 1,2명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잠시 뒤 하프선수들도 속속 들어온다.
명훈이 큰아빠가 1시간 30분이 채 안되어 들어왔다.
그런데 명훈아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질 않는다.
골인지점에서 사진을 찍으로 기다리다 우리도 지쳐 차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잠시 뒤 명훈이 큰아빠에게서 연락이 왔다.
명훈아빠가 119구급대에 실려 건국대의료원 응급실에 있단다.
무슨일인가 했더니 9Km지점에서 심박이 심하게 증가해 움직일수가 없었단다.
"안정형 협심증"이라는데 극도로 긴장하거나 하면 안된다고, 의사선생님이 마라톤 같은건 하지말고 '걷기'나 하란다.
명훈아빠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그만하기 다행이라며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와야 했다.

그런데 걱정이다.
명훈아빠가 다음주 서울 중앙일보 하프마라톤엔 꼭 나갈거라고 우겨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