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5월 22일(화) 흐리고 약간의 비

'아파트에서 자고 갈거야!'
명훈이가 제 아빠차를 타고, 자기베게를 들고 나타났다.
아파트에서 자고 간단다.
옷을 갈아 입히고 한참을 놀았다.
바깥이 어두워졌다.
위층에선 명훈이보다 작은 꼬마가 쿵쿵거리고 뛰어다니고 있다.
그소리에 명훈인 자꾸 무섭다며 매달린다.

미현이가 보채기 시작한다.
잠투정을 하고 있나보다.
거기다 명훈이까지 칭얼거리며 내게 안기려 난리다.
두아이를 한꺼번에 안을 수 없는데...

명훈이에게 '명훈아! 미현이가 우니까 미현이 맘마주고 명훈이 안아줄게..'
'싫어! 집에 갈거야!'
'할머니가 보고 싶다. 할머니한테 전화 걸어줘!'
'알았어. 전화기 갖고 와!'
그렇게 징징대던 명훈이가 할머니 목소리를 듣자 울음보가 터졌다.
명훈이 울음소리에 미현이까지 더 큰 울음소리로 합세했다.
'아이고, 다른 엄마들은 이럴 때 어떻게 하나...'

크게 울어대던 명훈이는 눈물 콧물이 뒤범벅이 되었다.
거기가 울음이 격해지니 기침을 하다 방금 먹은 것을 미현이 이불에다 토해버렸다.

'어휴!'
빨래거리까지 산더미가 되었다.
명훈아빠에게 급히 전화를 했다.
'집에 가서 잘거야!'라며 자기베개와 가방을 챙겨 외할머니집으로 향했다.
엄마한테 미련없이 빠이빠이를 하고....

외할머니가 걱정이다.
조금있으면 미현이까지 맡겨야 하는데, 지금처럼 둘이서 난리를 쳐대면 감당하기 힘드실텐데 말이다.

명훈아! 네가 좀 도와줘야 해.
그래야 할머니가 덜 힘드실텐데....
명훈아! 부탁하자.
오늘처럼 전쟁치르면 안되는거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