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2월 27일(화) 흐리고 비

명훈이가 컨디션이 별로 안좋은 모양이다.
하루종일 음식이라곤 먹지 않고 보릿물만 먹어대더란다.
저녁무렵 과일 조금 먹고 또 물먹고...
그래도 과일먹고 기운이 나는지 책을 전부 내려놓고 앉아서 읽어달란다.
명훈이 책상이 한 개 더 생겼다.
명훈이 책을 산 출판사에서 준 것이다.
포장을 뜯어 비닐을 벗겨내었다.
비닐조각을 하나 쥐어주고 "명훈아! 이거 쓰레기통에 버리고 오세요-."했더니,
"예-"하고 달려가서는 버리고 온다.
또 한 조각 쥐어주고 "이것도 버리고 오세요-." "예-"
세 번째로 "이것도 마저 버리고 오세요-." 했더니 명훈이가 하는 말!

"엄마! 있다가 주세요-."

이제 심부름 하기 싫은 모양이다.
내가 너무 심했나?
몸도 안좋은 명훈이에게 같은 일을 세 번씩이나 반복해서 시켰으니....
명훈아! 정말 미안하구나.

명훈이도 내게 "엄마!"라고 부르는데, 외삼촌이 할머니한테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가 이상했던 것일까?
명훈이가 나란히 앉아 있는 할머니와 나를 가르키며,
"이것도 엄마! 저것도 엄마! 이거랑 이거랑 똑같애∼!"란다.
삼촌도 자기도 "엄마"라고 부르는 호칭이 똑같다는 말인가 보다.

명훈아!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
그런데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다. 알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