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2월 4(일) 맑음

어제저녁 잠들기전에 명훈인 "엄마, 가-! 엄마회사 돈 많이 벌어.. 명훈이 까까 많이..."하며 나를 보내려 했다. 매일저녁 엄마회사 갔다 온다는 핑계를 대며 안녕했더니, 이젠 저녁이면 엄마가 가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나 보다.
"어머니! 어머니! 인나!"
오늘 아침, 할머니랑 놀던 명훈이가 내곁에 와서 일어나라고 하는 소리다.
평상시엔 "엄마!"라고 하는데, 조금 더 누워있으려 내가 몇번 그렇게 부르도록 시켰더니 이제는 누워있는 나를 일으킬땐 꼭 "어머니"라고 부른다.
아침식사후 어른들이 커피한잔 하고 있자니, 늘 하던대로 자루가 긴 커피스푼을 들고는 달려든다. 찍어서 쪽쪽 빨아대며 쩝쩝쩝...

저녁무렵, 명훈아빠가 빙어를 사들고 왔다.
튀김옷을 입힌 거랑, 살아서 톡톡 튀는 빙어랑...
명훈인 살아서 팔딱거리는 빙어를 보자, "물고기, 물고기"하며 신이 났다.
제 아빠가 빙어를 손으로 잡아 초장까지 찍어 "이렇게 먹는거야-"했더니,
어머나- 명훈이 녀석 징그럽지도 않은지 제 아빠처럼 그릇에 손을 담그더니 빙어한마리를 잡아 초장찍고 제 입으로 집어넣어 우직우직 씹어먹고 있다.

처음에는 얼굴을 찌푸리는가 싶더니, 눈꿈쩍하지 않고 열다섯마리정도는 먹었나보다.
할머니와 난 징그러워서 손도 못 대고 있는데.... 뭔 아이가 저렇담...
"명훈아! 엄만 너 갖고 그런거 먹어본적 없는데... 도대체 누구식성을 닮은 거니?"
기가 막히다. 물론, 아빠를 닮았나 봐.

그래, 뭐든 잘 먹고 튼튼하면 되는거지 뭐.
앞으로도 그렇게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주렴.